민심기행 - 태인동 주민들에게 듣는다<1> - 김서현 용지마을 노인회 사무장
민심기행 - 태인동 주민들에게 듣는다<1> - 김서현 용지마을 노인회 사무장
  • 광양신문
  • 승인 2006.10.11 20:03
  • 호수 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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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 돈 물고 다닌다던 태인도… 한 집에 1억원씩은”
그동안 포스코를 상대로 피해보상을 요구해온 태인동 주민들은 최근 포스코가 태인도환경개선주민대책위원회에 제시한 안을 놓고 상당히 고심하는 눈치다. 태인동 주민들의 보상요구에 대해 포스코는 보상차원이 아닌 지역협력 차원에서 세 가지를 제시한 것으로 확인된다. 첫째, 태인도 주민이 참여하는 자본규모 50억원 상당, 채용직원수 100명 정도의 아웃소싱 기업. 둘째, 공공시설건립부지 매입자금 20억원. 셋째, 현재 진행하고 있는 나눔의 집 운영 및 각종 행사지원금 계속 지원이다. 지난 22일 태인동에는 환경개선주민대책위원회가 23일 오후 회의를 열어 이 포스코의 제안을 수용할 것인지 여부를 대책위원 20명의 투표로 결정할 예정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었다. 포스코의 지역협력안에 대해, 그리고 주민대책위의 ‘투표로 결정’ 방침에 대해 태인동 주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태인동 민심기행을 위해 지난 22일 포스코 나눔의 집 옆에 있는 용지마을 노인회관을 찾았다. 그곳에서 용지마을 노인회 사무장인 김서현(69ㆍ사진) 할아버지를 만났다. 김 옹은 컨테이너부두 한 회사의 경비직원으로 일할만큼 정정함을 지니고 있었다. 포스코가 제시한 안을 알고 있는지 물었더니 김 옹은 잘 알고 있었다. 옆에 있는 노인들도 모두 알고 있었다. 김 옹은 “50억짜리 회사라 해봤자 1년 이익금은 2억원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면서 그것 가지고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김 옹은 “우리는 한 집에 한 1억원씩 직접적인 금전보상을 원한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김 옹은 또 “우리는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1세대”라면서 “해태농사를 지를 때는 개도 돈을 물고 다닌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는데 포스코가 들어선 이후 지난 20년간 우리는 잃고만 살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1세대는 늦었지만 2세대 3세대가 살아갈 수 있으려면 태인도의 환경이 어떤 상태인지 반드시 알아야 한다”면서 “주민건강역학조사는 꼭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옹은 주민대책위가 포스코 제시안을 놓고 투표로 결정하는 것에 대해 “대책위가 일을 맡아왔으니 우리는 어떻게 되든지 지켜볼 뿐”이라면서 “마을대표들이 주민들의 의견을 물어서 결정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자리를 일어서는 기자에게 김 옹은 최근 노인들이 관광을 다녀온 일을 알려주면서 “포스코가 돈을 쓰더라도 제대로 써야 한다고 신문에 써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입력 : 2005년 11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