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 교육자의 아름다운 퇴장
43년 교육자의 아름다운 퇴장
  • 이수영
  • 승인 2006.10.20 14:37
  • 호수 1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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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길 칠성초등학교 교장
40여년의 교직을 마치고 정년을 맞은 한 초등학교 교장이 일반적인 행사의 하나인 정년퇴임식을 마다하고 교사나 학부모의 불편과 시간을 뺏지않으려 학교 졸업식 때 정년퇴임식을 함께가져 주위의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 18일 광양칠성초등학교장을 끝으로 43년간의 정든 교직을 떠난 조동길(63) 교장.

그는 칠성초등학교 급식실에서 가진 퇴임사에서 "햇병아리 교사로 출발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언 43년이 흘러 정년퇴임을 맞이한 지금의 심경이 어찌그리 세월 흐름을 잘 대변한 말인지 뇌리를 스쳐가며, 돌이켜 보면 긴 세월인데 재직시절의 크고 작은 노력들은 잊혀져 가고 아쉬운 일들만 생각난다"며 소회를 했다.

지난 2003년 광양칠성초등학교 개교와 함께 이곳에서 마지막 정년을 맞은 조 교장은 교훈을 '효도합시다'라고 정해 학생들이 인사할 때 "효도합시다"로 인사하는 풍토를 만들어 학부모들로부터 찬사가 자자하다.

이 학교 운영위원장인 이정찬(46)씨는 "조 선생님은 칠성초등학교 2년 재직동안 학생들에게 인사할 때 '효도합시다' 로 정해 학생들의 인성교육이 학교 곳곳에 배어 있다"며 "더 붙잡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후원회장인 김정석(44)씨 또한 "서예가이시기도 하지만 학생들에게 먼저 부모에게 효도하라고 가르친 조 선생님을 잊지 못할 것이다"며 아쉬워했다.

이에 대해 조동길 교장은 "정년퇴임을 학교 졸업식과 병행한 것은 선생님들은 연구 과제 등이 많아 시간을 뺏지 않으려 조촐하게 치르게 됐다며, 비록 교육계를 떠나지만 새로운 백지에 점을 찍는 마음으로 남은 삶도 사회에 봉사하며 지내겠다"고 말했다.

조동길 교장은 순천사범학교를 나와 교육계에 투신했으며, 지난 1960년부터 서예를 틈틈이 익혀 대한민국신진작가전 서예부문에서 입상을 했으며, 국전에도 3회 출품했으며, 전국학생서예실기대회와 교육청 주최 서예심사위원을 역임했을 정도로 서예도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영 기자
 
입력 : 2005년 02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