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광장 야외무대 ‘졸속행정’ 물의
시민광장 야외무대 ‘졸속행정’ 물의
  • 광양신문
  • 승인 2006.10.20 14:57
  • 호수 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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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부서 협의 거치지 않아 무대기능 상실 근시행정 표상
문체사업소…조언 구했으면 이렇게 만들지는 않았을 것”

시청앞 시민광장에 설치되어 있는 야외무대가 졸속행정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사업비 10억원을 들여 지난해 말 완공된 야외무대는 그러나 화려한 외부에 비해 무대 내부시설은 거의 설치되어 있지 않아서 공연자들이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시민광장 야외무대는 지난 2002월드컵때 광장에 모여 응원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국비 5억원, 시비 5원을 들여 설치한 것이다.

예산은 주민자치과, 설계는 도시과, 조경은 산림과에서 맡아 공사를 시행했다.

그러나 기자가 현장 내부를 확인한 결과 공연자 대기실은 물론, 탈의실, 사무실 등 어느 시설하나 설치되지 않았다. 내부에는 포스코에서 지원한 의자 몇 개와 거울만이 달랑 놓여있는 상태. 내부 지하에는 원래 매점을 운영하기위한 공간이었으나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 화장실을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그것마저 남,녀 각 1개의 화장실에 칸막이만 설치해놓은 상태여서 불편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또한 내부에는 냉난방 시설은 물론, 공연자들이 내부에서 공연상황을 볼 입구조차 없어서 관객들이 훤히 보이는 출입문을 통해 상황을 지켜봐야 할 실정이다.

무대 바닦 역시 수입산 나무로 바닥을 만들었으나 간격이 넓어 뾰족한 구두를 신고 공연을 했을 경우 구두굽이 박힐 수 밖에 없는 상태.

광양시측은 여름을 감안, 나무의 팽창을 고려해 간격을 주었다고 설명했으나 지나치게 넓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완공기념 공연당시 한 공연자의 구두굽이 나무바닥사이에 걸린 적도 있었다.

현재 인수를 맡게 될 문화체육시설관리사업소측은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설계 당시 우리측으로부터 어떠한 조언을 받지 않았다"며 "설계 당시부터 우리에게 조언을 구했다면 이렇게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관리소측은 또한 "만일 행사를 하게 된다면 그곳에 담당직원이 함께 있어야 하는데 어디에서 사무를 봐야할지 모르겠다"며 사무실하나 없는 내부시설에 분통을 터뜨렸다. 사업소측은 '이런 무대에 과연 누가 공연을 하겠는가'라며 의아해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설계를 담당한 도시과에서는 예산부족의 이유를 들며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에 대한 해명을 했다.

최윤호 과장은 "예산은 한정되어 있다보니 시설이 다소 부족한 면이 있었다"며 "제대로 만들려면 15억 정도가 필요하다"며 현재 시설에 부족함이 있음을 시인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완벽한 시설이 어디 있는가"라고 반문한 뒤, "부족한 시설이 있으면 문체사업소측에서 예산을 편성, 보완해 나가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억의 사업비를 들인 시민광장 야외무대는 지난해 8월 공사에 착공, 12월 말에 완공됐으나 시청 각 부서에서 서로 관리를 미루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문화체육관리사업소가 맡게 됐다.

사업소측은 완공후 현장을 검토하며 수정부분에 대한 보완을 요청, 아직 관리 이전은 넘어가지 않았다. 사업소측은 현재 조례안을 기획감사당담실에 검토의뢰를 요청한 상태이며 무대 사용료는 상공과와 협의중에 있다.

그러나 무대내부시설에 대한 재정비를 검토하지 않는 한 시민광장 야외무대는 결국 속빈 강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성훈 기자/gwangyangnews.com
 
입력 : 2005년 03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