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앞 잦은 교통사고, 대책없나?
아파트 앞 잦은 교통사고, 대책없나?
  • 이성훈
  • 승인 2006.10.20 15:05
  • 호수 1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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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들, 시야확보 안돼 교통사고 빈번 대책 호소
광양시…뚜렷한 대책 없어 ‘전전긍긍’
지난 17일 호반아파트 앞에서 한 초등학생이 횡단보도를 건너다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광양시 중동 1655번지에 위치한 호반아파트 맞은편에는 중진초등학교, 중동중학교 및 중동 근린공원이 있어 유동인구가 많고 상가 밀집지역으로 교통흐름이 매우 많은 곳이다.

특히 어린이들의 경우 무단횡단 및 인라인스케이트를 비롯, 자전거를 타고 횡단을 하는 경우가 잦아 교통안전대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여러 가지 도로 사정으로 인해 대책마련에 좀처럼 해법을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아파트 앞에서 상가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아파트앞 도로는 차량이 매우 많이 다닌데다가 맞은편에 초등학교와 공원으로 인해 사람들의 교류가 빈번한 곳이다"고 말했다.

그는 "불법주정차로 인해 운전자들의 시야가 확보 안 돼 접촉사고가 종종 일어난다"며 "특히 아이들이 갑자기 뛰어드는 경우가 많아 운전자들이 당황할 때가 많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 도로는 2차선으로 좁은데다가 노점상 및 불법주정차량으로 인해 운전자 및 보행자들의 시야확보가 어려움에 있어 접촉사고를 비롯, 인명사고발생 위험률이 높은 실정이다.
광양시는 이 도로가 혼잡한 것을 알고 집중적인 단속을 펼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부딪치는 측면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건설과 이동현 건설행정담당은 노점상 단속에 대해 "해당지역 주민들 민원도 자주 들어오고 수시로 단속하지만 돌아서면 그만"이라며 현실적으로 단속에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담당은 이어"상인들이 과태료를 낸 후 또다시 상점을 차리는 현상이 늘 되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노점상들이 IMF 이후 급증, 생계형 노점상이라 몰인정하게 단속할 수만은 없는 게 현실이다"며 "교통의 원활한 흐름 및 도시미관을 위해 집중단속을 하고 있으나 (노점상을)인근 주민들도 이용을 많이 하고 있고 상인들의 딱한 처지를 법으로만 단속하기에는 곤란한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불법주정차의 경우도 마찬가지. 특히 아파트 주변에 주정차를 했을 경우 운전자 및 보행자가 시야를 확보하지 못해 교통사고의 위험이 더욱 더 클 수밖에 없다.

교통행정과 주정차단속내역에 따르면 지난해(1.1~12.31) 광양시 전체 주정차 단속내역 2642건중 중마동 지역에 1814건을 단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랑병원에서 호반 아파트까지 주정차 단속은 이중 676건을 차지,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청측은 대대적인 단속에도 불구, 돌아서면 또다시 불법주정차하는 차량들로 인해 단속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했다.

교통행정과 교통행정 나종호 담당은 "상가 및 인구밀집지역이라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다"며 "그러나 운전자들이 의식을 개선하지 않는 한 단속은 그 순간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호반아파트앞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2개의 과속방지턱이 있다. 그러나 이 방지턱이 다른 곳에 비해 완만한 곡선으로 되어 있어 차량들이 그냥 지나가도 별무리가 없다는게 주민들의 입장이다.

주민 박옥경씨는 "과속방지턱이 있어도 차량들이 그대로 지나가는 경우를 종종 봤다"며 과속방지턱이 좀 더 높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아이들이 별다른 주의 없이 도로를 횡단하기 때문에 운전자들이 더욱더 신경을 쏟아야 한다"며 운전자들의 인식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신호등을 설치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횡단보도에 신호등을 설치해주면 교통은 다소 번잡하더라도 아이들이 좀 더 안전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택시기사 김모씨는 "교차로와 횡단보도와의 거리가 그렇게 멀지 않아 신호등 설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며 "만일 설치한다면 평상시에도 교통량이 많은 상태에서 더욱더 교통 혼잡을 부채질할 것"이라며 신호등 설치에 현실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이 도로에는 교통사고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으면서도 대책마련 또한 단기적으로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로서는 안전운전 및 불법주정차 금지에 대해 시민들의 의식개선에 의존해야만 하는 원론적인 답변에만 머물고 있는 게 사실이다.

과속방지턱의 경우 건설과 정춘배 도로보수 담당은 "도로사정에 따라 높이가 조금씩 다르다"며 "현재 도로별로 필요한 곳에 방지턱 도색작업을 하고 있으며 높이 문제의 경우 현장을 좀 더 검토를 한 후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반아파트 한 주민은 "태영아파트 입구 인도에 어린이 보호용 펜스가 설치되어 있다"며 "이런 시설물이 설치된다면 어린이 교통안전대책에 좀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을 직접 확인한 결과 호반아파트 인근에 있는 태영아파트 앞 인도에는 어린이보호용 펜스가 설치, 어린이들이 갑자기 뛰어드는 것을 막고 있다. 태영아파트 옆에는 중동초등학교가 있어 어린이보호법에 따라 지난해 보호용 펜스가 학교 입구 인도와 맞은편에 있는 태영아파트에 설치되어 있는 것이다.

학교 앞에서 문구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펜스설치로 통행에 다소 불편함은 있으나 아이들이 무단횡단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아 어느 정도 사고예방에 효과를 보는 것 같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태영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 역시 "도로에 펜스가 설치된 이후 일단 운전하는데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내용은 잘 알 수 없으나 펜스가 설치된 후 어린이들이 갑자기 뛰어드는 일이 없고 설령 무단횡단을 할 경우에도 운전자들이 미리 알고 있기 때문에 대처가 가능하다"며 어린이보호용 펜스가 실효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도시행정과 손영호 과장은 초등학교 주변 보호용 펜스에 대해 "대통령의 어린이 교통사고 대책에 관한 담화문 발표 이후 전국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통안전 및 도로의 여러 가지 현실을 감안해야 하는 시로서는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느냐에 대한 운영의 묘가 절실히 요구 되고 있는 시점이다.
이성훈 기자/gwangyangnews.com
 
입력 : 2005년 0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