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네 텃밭 도서관’ 개관
‘농부네 텃밭 도서관’ 개관
  • 광양신문
  • 승인 2006.10.20 19:03
  • 호수 18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꿈과 희망의 텃밭되길”
   
▲ '농부네 텃밭 도서관'이 개관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진상면 지역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의 텃밭이 될 ‘농부네 텃밭 도서관’이 마침내 개관됐다.
오늘(21일) 오전 11시에 있은 개관식에는 이성웅 광양시장과 박필순 도의원, 정용성 시의원,강정두 농협시지부장, 박두규 문인협회 광양시지부장,허영희 진상농협장,정영기 진상종합고등학교 교장 등 100여명이 참석해 이날 도서관 개관을 축하했다.

진상면 청암리 청룡마을에 위치한 이 도서관은 2400여 평의 부지에 국비와 시비, 자부담 포함 1억2500만의 예산을 들여 도서관과 체육시설, 전시관, 화장실 등이 리모델링 되거나 신축됐다.
 
이성웅 시장은 이날 축사에서 “도서관 관장인 서재환 씨는 자연과 농심을 전하고 있는 농부로서 ‘오지게 사는 촌놈’ 저자로서 이미 전국적인 유명인사”라며 “소설 상록수 주인공처럼 농촌사랑 실천을 지속적으로 펼쳐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청도새마을문고에서 농부네 텃밭 도서관에 이르기 까지

21일 진상면 청암리에 문을 연 ‘농부네 텃밭 도서관’은 진상면에 사는 농부 서재환(49)씨가 군복무를 마치고 25년간 고향에서 농사를 지어오면서 청소년들과 마을 주민들에게 책 한권이라도 더 읽게하자는데서 운영해 온 마을문고가 25년만에 도서 2만권을 갖춘 명실상부한 도서관으로 거듭났다.

이날 '농부네 텃밭 도서관' 관장이 된 서재환 씨는 보통 농사꾼이 아니다. 그는 25년전 오토바이와 경운기에 책을 싣고 각 마을회관과 학교 앞을 찾아가 책을 읽고 싶어하는 학생들과 주민들에게 책을 빌려주던 마을문고가 오늘에야 그 빛을 본 것이다.

그는 당시 아이들을 도서관으로 오게하기 위해 1986년부터 한문을 가르치는 서당을 열기도 했지만 시골 애들도 학원을 두세 개 씩 다니는 세상이 되다보니 “애들 잡을 일 있냐”싶어 그 일을 접기도 했다. ‘바구리봉’이라는 제호로 5년 가까이 지역신문을 낸 적도 있다.

지난 2003년 ‘오지게 사는 촌놈’이라는 광양사투리로 쓴 수필집을 발간하기도 한 그는 오늘도 “‘근디 촌놈 씨부렁기린 글을 가꼬 뭐나 된덱끼 너무 떠들아 쌍깨 인자 글씨기도 겁나뿌는디...아무리 뭐라고 치끼고 뒤씨고 깝죽기리 싸도 농부(서재환씨 아이디 nongbu))서재환이는 서재환이제 지놈이 어디 간다요? 내나 거그 시방 있는 이 자리서 여지껏 허던대로 험서 버투고 살라요!”

오늘도 묵묵히 고향을 지키며 이웃과 더불어 언제나 한결같이 사는 농부 서재환씨.오늘 그의 평생 꿈이 이뤄진 도서관 개관을 보면서 우리지역에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것에 여간 마음이 든든한 게 아니다.
오늘 농부네 텃밭 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한 한 축하객이 방명록에 남긴 글을 소개한다.

 텃밭 갈기
갈았으면 심어야지
깊이 파고 심어야지
그리고 거두어야지
 
입력 : 2005년 10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