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것도 없는데 이렇게 좋은 상을…”
“한 것도 없는데 이렇게 좋은 상을…”
  • 이성훈
  • 승인 2006.10.20 19:05
  • 호수 1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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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진 어머니상 받은 김봉엽 할머니
▲ 지난 24일 우덕추모사업회로부터 어진 어머니상을 받은 김봉엽 할머니(앞줄 가운데)가 가족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내가 무슨 좋은 일을 했다고 이렇게 상을 주는지 모르겠네. 이렇게 상을 받아서 기분은 매우 좋습니다.”

이제 80중반을 바라보는 김봉엽(83ㆍ태인동 궁기마을)할머니. 김 할머니는 지난 24일 태인동사무소 회의실에서 열린 우덕추모사업회(회장 최경자)에서 주관하는 제9회 어진 어머니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김 할머니가 시집간 것은 17살때인 1939년. 그는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시부모님을 헌신적으로 봉양하고 6형제를 훌륭히 성장시켜 다른 사람의 귀감이 돼 이번에 수상하게 됐다.
독실한 불교신자인 김 할머니는 평생 청구여소(凊口茹素ㆍ불가에서 수행하는 사람들이 지켜야 할 규범, 입을 맑게 하고 깨끗한 음식을 먹는 것)를 평생 철저히 지키며 실천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보여줬다. 
그는 아무리 해롭고 천한 곤충일지라도 할머니는 결코 살생을 허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평소에 남다른 봉사활동을 꾸준히 펼쳐 마을 사람들로부터 늘 칭찬이 자자하다.
김 할머니는 구걸하는 사람들이 한창 많았던 시절에 걸인들이 행여 집안으로 구걸하러 오면  없는 살림속에서도 매몰차게 보내지 않았다. 풍족하게 대접은 못하지만 따뜻한 밥 한그릇이라도 먹여 보내야 할머니는 조금이나마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그의 남다른 봉사정신은 자식들에게도 그대로 이어졌다. 현재 순천에 살고 있는 아들 김병호씨는 지난해 순천 시민의 상을 받았다. 광양출신인 김씨가 타 지역에서 단 한명에게 주어지는 시민의 상을 수상하는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김 할머니는 과거 척추, 다리 등에 수술을 서너차례 받았으나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것 외에는 아직 건강한 편이다. 할아버지 역시 자식보다 건강하다는 평을 들을 만큼 아직까지 건강에는 자신 있다.
김 할머니는 앞으로도 힘 닿는데 까지 불공드리며 남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을 겠다고 다짐했다.

분홍색 고운 한복에 자식들이 건네준 꽃다발을 건네받으며 수줍은 웃음으로 보낸 김봉엽 할머니. 시상식에 함께한 자식들과 지인들은 두 분이 언제까지나 건강하기만을 간절히 바랬다.
*어진 어머니상이란?

어진 어머니상은 구한말 일제시대와 6ㆍ25사변을 겪는 동안 자녀양육에 헌신적으로 노력해 자녀들을 모두 훌륭한 사회인으로 성장시킨 고 김우덕 여사의 생전의 거룩한 뜻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상이다.
이 상은 고 김우덕 여사의 자녀들이 부의금과 가족들의 일부 출연, 기금을 마련해 우덕추모사업회를 구성하여 지난 97년부터 매년 태인동 거주 어진 어머니를 선정하여 시상하고 있다.
우덕추모사업회는 수상자에게 상금과 상패를 지급하는 것을 비롯, 초청 주민들에게 식사와 기념품 등을 해마다 제공하고 있다. 우덕추모사업회는 또한 3년전부터 태인초등학교 학생 2명을 선정, 해마다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는 등 남다른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입력 : 2005년 10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