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의회 11명 의원 모두에게 묻는다
4대 의회 11명 의원 모두에게 묻는다
  • 광양신문
  • 승인 2006.09.13 11:21
  • 호수 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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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욕심 때문에
전남시군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도지사에게 제출한 광양시의원선거구획정안이 모습을 드러내자 지역사회가 때 아닌 홍역을 치르고 있다. 모습을 드러낸 광양시의원 선거구 획정안은 누가 보아도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 몇 가지 결정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광양읍과 생활권이 같은 옥룡면과 봉강면을 광양읍과 한 선거구로 묶지 않고 생활권이 다른 동부 4개 면과 하나로 묶음으로써 생활권역을 무시한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두 번째 문제는 농촌지역인 6개 면을 하나로 묶어 겨우 2명의 의원수를 배정함으로써 농촌지역과 농민들을 적극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의원이 2명에 지나지 않는 점이다.

주민의 대표인 의원 한명이 생활권이 전혀 다른 봉강면에서 다압면을 아우르는 의정활동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요, 6개의 면지역에서 겨우 2명의 의원만 선출하는 것은 5대 광양시의회가 의회기능의 주요한 한 측면인 지역의 대표성을 상실케 하는 원척적 요인이다.

이는 선거구획정위원회가 획정된 광양시 선거구내에 의원수를 배분할 때 인구기준만을 유일한 잣대로 삼은 데서 비롯된 것이다. 전남도내 시군별 의원수를 산출할 때는 인구비례요인 30%, 읍면동수비례요인 70%를 기준으로 계산했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왜 광양시의 선거구별 의원수를 산출할 때는 인구비례요인 한 가지 기준만 적용했는지 우리는 이해할 수가 없다. 이웃 순천시의 경우만 하더라도 인구비례요인 30%, 읍면동수비례요인 70%를 선거구별 의원수 산출기준으로 적용하지 않았는가?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이 같은 결정을 하게 하여 5대 광양시의회를 찌그러진 형상으로 만든 책임, 이 막중한 책임은 누구에게 돌아가야 하는가? 그 일차적인 당사자는 현 광양시의회 의원들이다. 현 의원들은 광양의 미래를 내다보는 통 큰 생각으로 이 문제에 접근하기 보다는 자신의 유불리만을 계산하는 좁은 생각으로 접근하는 바람에 하나로 정리된 광양시의 안을 선거구획정위원회에 제시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말았다.

광양시가 광양시의회의 의견을 물어 선거구획정위원회에 제시한 안은 무려 네 가지나 된다. 이는 네 가지 안 중에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알아서 선택하라는 말이나 다름없다. 평범한 시민에게 광양시의 선거구획정을 맡겼더라면 광양읍과 옥룡, 봉강을 찢어놓는 선거구획정을 했을 것이며, 농촌지역을 이처럼 홀대했을 것인가! 지키라는 생선을 먹어치울 생각밖에 없는 고양이들에게 선거구획정안을 맡겨놓았으니 제대로 될 리가 있었겠는가!

광양시의회 6개 농촌지역출신 의원들은 공동으로 획정된 선거구별 위원수 배정기준을 인구비율 3, 읍변동수비율 7로 하는 광양시선거구획정안 개선 건의안을 광양시의회 결의안으로 채택하기 위해 8일 의회에 상정했다. 6개면 농촌지역 출신의원들이 과반수를 점하고 있어 표결을 할 경우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런 뒤늦은 수습을 시민들이 곱게 보아줄지는 의문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11명 의원들 모두 여전히 자신의 유불리한 점을 떠나 미래를 내다보는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원칙은 분명하다. 생활권역이 같은 광양읍과 옥룡면, 봉강면을 하나의 선거구로 묶는 것이요, 농촌지역을 배려하는 것이요, 참신한 정치신인들이 의회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여는 것이다.

이번에 정해지는 선거구는 쉽게 바꿀 수 없다. 광양시의회가 채택할 건의안이 현실화되려면 최소한 도 선거구획정위원회와 도지사, 그리고 도의회의 공통된 공감을 얻어야 한다. 광양시의회는 하나의 선거구로 묶을 지역과 선거구별 의원수를 명확히 정한 한 가지 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자신에게 유리하냐 불리하냐는 계산법으로 접근하는 자세를 버리지 않는 한 시민 모두가 수긍하는 합리적인 선거구획정안이 나올 리가 없다.

11명의 4대 의원 모두에게 시민을 대신해 묻는다. 개인적 욕심 때문에 선거구획정을 망쳤다는 비판을 두고두고 들을 것인가! 영원히 남을 지방자치역사에 자신의 명예를 어떻게 새겨놓을 것인지 가슴에 손을 얹고 하늘을 우러러 생각하라!
입력 : 2005년 11월 0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