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스스로 부인한것 아니냐” 논란
“정체성 스스로 부인한것 아니냐” 논란
  • 박주식
  • 승인 2007.08.30 09:32
  • 호수 2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환경단체협, “대립관계 아닌 상생·보완적 될 것”
 
지난 24일 광양민간환경단체협의회(상임대표 김영덕)는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과 경제의 상생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ECO-2(에코-투) 행동선언문을 발표했다. 광양지역 8개 환경단체들로 구성된 광양민간환경단체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이번 선언을 통해 환경(Ecology)과 경제(Economy)를 대립관계가 아닌 상생, 보완적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마구잡이식 기업유치와 환경오염 저감시설 투자에 소극적인 기업 등에 대해서는 적극 반대하겠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환경과 개발의 상생을 위한 노력에 적극적인 기업유치에 최선을 다하고,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과 광양시의 투지유치를 위한 노력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또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개발은 무조건 반대한다는 고루한 사고방식을 가져서는 안 될 것이며, 현실을 무시하고 대안 없는 낡은 환경활동은 마땅히 지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의회 김영덕 상임대표는 “기업과 환경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며, “무조건적인 기업유치 반대보다 지역경제를 염려하고 환경과의 상생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나 협의회의 이날 선언에 대해 환경단체의 존재가치와 목적을 상실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환경단체 회원인 김 아무개 씨는 “환경운동의 방식엔 생태보전운동이나 기업 감시와 같은 대응운동 등 관점과 운동방식에 따라 다양한 형태가 있을 수 있으나 환경단체가 기업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것은 잘못된 운동방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지자체 등 관련 기관과 환경단체가 모여 개발과 보전에 대한 논의를 거쳐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절충안을 모색한 후 합의를 통한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며 “무조건 기업이 들어오는 것을 환영한다는 것은 환경단체의 역할을 포기한 것으로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회원인 박 아무개 씨는 “태생적 한계가 있는 환경단체협의회에 순수 NGO활동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가 있다” 며 이번 선언은 많은 환경문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환경단체마저 기업논리에 묻혀 얼마나 기형적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것으로 환경단체는 기업과의 상생을 논하기 전에 환경단체 본연의 목적에 충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협의회 김영덕 상임대표는 “이후에도 환경을 지키고 보전하는 활동은 계속해 나갈 것이다” 며 “환경단체가 기업유치에 무조건 반대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외부 투자자들의 인식을 변화시켜 지역의 경제와 환경 모두를 활성화 시키고, 사람이 살기 좋은 광양을 건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지역 환경단체들이 기업유치에 적극 협력할 것을 공식 선언하고 나선 것은  환경단체의 정체성을 스스로 부인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