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인 한전 상대로 문제해결해야”
“당사자인 한전 상대로 문제해결해야”
  • 박주식
  • 승인 2007.09.19 21:03
  • 호수 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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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4개월 끝없는 소모전…시·의회·주민, 결집 미흡


백운산을 송전탑으로 부터 지켜내기 위한 범시민대책 활동의 새로운 전기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5월 출범한 백운산지키기범시민대책본부(이하 범대본)엔 230여개 단체가 참여해 광양의 대부분의 시민사회단체를 아우르는 명실 공히 범시민대책 본부로 출범했다. 범대본은 6월 20일 범시민대책회의를 통해 도심구간 지중화 안을 최종 결정하고 7월 5일 범시민결의대회에 이어 국회의원과 시장, 시의원, 범대본 집행부가 한전사장 면담을 통해 지중화로의 변경을 요구 했다.

이어 백운산 송전탑 공사현장에서 산상회의를 개최하고 지난 5일엔 광양읍민 결의대회와 10만인 서명운동에 나서는 한편, 8일엔 향우들과 산악인을 초청해 백운산 등반대회를 갖고 백운산을 지키기 위한 결의를 다졌다.

이와 같은 범대본의 계속된 활동은 백운산을 지키기 위한 시민들의 의지를 다지고 광양구간 43기 송전탑 공사 중 시행중인 6기의 공사를 현장에서 저지함으로써 더 이상의 공사가 진행되지 못하도록 하는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시간이 경과 할수록 범대본 내부는 물론 시민사회에서 범대본 활동에 대한 새로운 방향전환의 목소리가 표출되고 있다.

공사현장에서 더 이상의 공사 진행을 막는 것 또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이는 끝이 없는 소모전일수밖에 없는 한계를 갖고 있기에 보다 근본적이고 해결 가능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실제 공사현장에는 한전으로부터 공사를 수주한 공사업체와 지역주민들(옥룡, 옥곡)과 시민(광양읍)의 대치가 지속되면서 공사를 강행하려는 업자와 이를 저지하려는 주민들 간의 갈등만 고조되고 있을 뿐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어디에서도 찾을 길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소모적 대치보단 광양시와 시의회가 백운산 송전탑공사 해결방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범대본과 함께 당사자인 한전과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범대본의 한 실무위원은 “출발 시 많은 단체가 함께 했지만 현재 다 아우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고 “그동안 범대본은 광양시와 시의회의 백운산 송전탑설치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점검하고 함께 문제해결에 나서는 노력이 부족해 시와 범대본의 힘이 결집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더 이상 각자 따로 일하는 상황을 지양하고 광양시와 범대본, 전체 광양시민이 한마음으로 노력할 때 비로소 백운산 송전탑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범대본 관계자는 “현장공사 저지만으론 주민들과 범대본의 기력만 소진될 뿐 문제 해결이 될 수 없다”며 “당사자인 한전을 압박해 백운산 송전탑건설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범대본은 지난13일 공동대표, 집행위원, 실무위원 연석회의를 열고 그동안의 범대본 활동 평가와 향후 계획을 논의하고 17일 광양시장과 시의회를 방문, 시와 의회의 명확한 입장을 확인하고 향후 대응책을 마련할 예정이었으나 태풍 나리로 인해 연기 됐다.

현재 범대본은 광양읍 이·통장들이 6명씩 현장공사를 저지하는 것을 지원하는 한편, 다른 지역 주민 참여 유도와 백운산 송전탑설치 철회촉구 10만인 서명운동을 전개하며 광양시와 의회방문을 재추진 하고 있다.

한편 백운산을 경유해 설치되는 광양구간(순천 서면~사곡변전소) 송전탑은 봉강구간 7기, 옥룡구간 31기, 옥곡구간 2기, 광양읍 죽림구간 3기 등 모두 43기가(238호~280호)건설된다. 이중 현재 공사 구간은 옥룡구간 31기중 지난 2005년 기초 작업을 마무리한 6기중 기초재가 훼손된 5기를 제외한 1기의 송전탑이 조립됐으며 현재 일곱 번째(268호) 공사 현장에서 주민과 시공업체가 대치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