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찾아 떠나는 여행
꿈을 찾아 떠나는 여행
  • 박주식
  • 승인 2008.02.21 08:33
  • 호수 2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설렘. 떨림. 희망. 기대’
제1회 광양시 영어 스피치 대회를 최종 통과하게 되어 38일간 떠났던 미국 연수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단어들이다. 설레고 떨리며 희망을 가지고 기대하며 갔던 미국 연수라는 기회는 나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었다. 미국 연수라는 자체에 들떠 있었던 나에게 이번 겨울방학은 어느 기간과도 비교할 수 없는 뜻 깊은 시간 이었다.
 
1월 8일 10명의 학생들과 함께 15시간의 길고 긴 비행 끝에 도착한 미국 그리고 텍사스는 나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한국과 비교할 수 없는 넓은 평야, 그림 같은 집, 다양한 음식문화까지 나에겐 너무 색다른 경험 이였다.

미국에 가기 전까지만 해도 영어로 말은 잘 못하지만, 알아듣는 능력은 또래 친구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해 왔다. 원어민이 하는 말을 잘 알아듣고, 학교 영어시험 점수도 잘 나왔었기 때문에 미국에 가서도 충분히 쉽게 잘 적응할 거라 자부했다. 하지만 미국 땅을 밟고 미국인들과 함께 생활하는 순간 내가 크게 착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미국 현지인들은 우리가 회화 연습을 해 오던 원어민 선생님들과는 다른 수준의 단어, 몇 배 빠른 속도로 대화 하고 있었다.

10년 가까이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해왔다고 자부했던 나에게는 큰 충격 이였다. 말이 들려야지 말을 할 수 있는데 알아들을 수가 없으니 처음 3,4일간은 매일 두통에 시달렸다.
미국 친구들과 대화를 하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와 무슨 뜻이냐고 질문을 하면 대부분이 사전에 나와 있지 않는 생활 영어였고, 말하는 속도 또한 매우 빨랐다. 우리가 녹음해서 듣던 원어민의 속도와는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미국 현지인들은 말하고 들으며 대화하고 있었다.
연수 기간 미국에서 영어를 배우며 우리가 하고 있는 영어공부 방법이 크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영어 교과서를 외우고, 단어를 외우고, 단지 시험을 잘 보기 위해 영어를 공부하고 있는 우리의 교육현실을 되돌아보았다. 그래서 정작 원어민을 만났을 때는 간단한 인사말 밖에 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머릿속에 들은 지식은 많지만 입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살아 있는 영어가 없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다. 정말이지 내가 받고 있는 학교 수업을 생각해보아도 영어 시간에 영어로 말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우리가 지금까지 영어라는 과목을 너무 현실과 거리감을 두고 공부해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는 언제든지 원어민을 만나면 짧고 간단한 말이라도 입에서 튀어 나올 수 있도록 연습을 많이 해야 겠다고 느꼈다.

‘언어는 곧 생존이다’라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스쳤다.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어야 내 의사를 표현할 수 있고 동시에 한국의 위신도 올라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영어 실력이 좀 더 뛰어났다면 한국에 대해 더 많이 소개하고, 좋은 점을 그들에게 부각할 수 있었을 텐데 그렇게 하지 못했던 내가 얼마나 많이 부족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도로에 지나다니던 기아 자동차, 현대 자동차, 그리고 삼성 제품을 보며 세계 속의 한국을 느끼며 가슴 한 편이 뿌듯해왔다.

그리고 가끔 길을 지나다니다 만날 수 있었던 한인들을 보며 세계 속의 한국인이라는 말을 체험할 수 있어서 반가웠다. 하지만 조금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미국에는 한국 제품이 많이 있었지만 그 보다 더 많은 일본, 중국 제품이 있었다. 그리고 한국 식당은 없었지만 일본 식당은 미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았고,김치는 모르지만 스시는 알고 있는 미국인들이 많았다. 세계 속의 한국이 빛을 발휘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갖춰야 할 점은 영어 실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또한 세계 여러 나라에 한국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이 되기 위해서 영어를 한국어처럼 구사할 정도의 실력을 갖춰야 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미국 연수가 영어 실력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던 동시에 얼마나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지를 몸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해 준 자아성찰의 시간이 된 것 같다.
이번 미국 연수를 통해 크게 느낄 수 있었던 점은 첫째, ‘도전정신’의 중요성이다. 새로운 환경과 언어라는 장벽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고, 직접 부딪쳐 보는 용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외국어는 아주 어렵고, 외국어라면 아예 주눅이 드는 우리의 편견을 없애야만 한다.

둘째, ‘의욕과 노력’이다.
일찍부터 영어 조기 교육을 받는 것과 몇 년간의 어학연수 또한 대단히 중요하지만, 언어교육 성패의 관건은 본인의 의욕과 노력이다.

끝으로 이렇게 좋은 경험을 하게 해 주신 광양시장님을 비롯하여 애써주신 많은 공무원 선생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이번 기회를 토대로 좀 더 많은 후배들이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도록 계속 이어 나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