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마을에서 촬영되는 임권택 감독의 '천년학'은…
매화마을에서 촬영되는 임권택 감독의 '천년학'은…
  • 이수영
  • 승인 2006.10.20 11:31
  • 호수 1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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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준 소설 '선학동 나그네' 영화화
'서편제' 뒷 얘기...소리꾼 아버지와 눈먼 딸, 이복 오빠의 이야기

다압면 매화마을과 장흥 일원에서 촬영되는 한국 영화계의 거장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작품 '천년학'은 작가 이청준(66)의 소설 '선학동 나그네'를 영화한 것으로 26년전인 지난 79년 출간된 소설이다.

작가인 이청준이 태어난 전남 장흥군 회진면 진목리는 바다 쪽이 산저리와 선자리가 자리하는데, 이 포구를 마치 법승의 장삼 자락처럼 안고 있는 산이 공지산. 물 그림자가 비칠 때 학(鶴)을 닮았다 해서 '학산' 이라는 말이 붙었다고 한다. 이청준은 자신의 작품 속에 '선학동' 은 소설속에 자신의 동네를 옮겨 놓은 것.

'서편제'의 원작자와 감독으로 인연이 된 두 거장은 임 감독의 96년 작품 '축제'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다. 그래서 '선학동 사람들' 은 '서편제' 와 더불어 '남도소리 연작' 이라고 불릴 만큼 비슷한 주인공들이 인연을 맺고 푸는 한마디로 그들의 사는 이야기다.소리꾼 부녀가 주막을 찾아 들었다 다시 떠난 후, 20년 뒤 소리꾼 여인이 죽은 아비의 유골을 들고 찾아온다.

이 여인은 밀물 때를 맞춰 소리를 했는데, 물에 비친 공지산은 흡사 비상학(飛翔鶴)이 다시 날개를 펴고 날아 오르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 것으로 서편제 연속선 위에 있다는 것을 피할 순 없지만 그러면서도 전혀 새 필름을 보여줘야 하는, 시대상황에 맞게 제작하려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편제는 음악적 구성이었지만 이번 '천년학' 은 정착민이 유랑민처럼 떠돌 수밖에 없던 시절이 잔잔히 그려진다는 후문. 시대가 인간답게 사는 것을 방해하는 것에 대해 마지막에 지킬 수 있는 삶의 존엄성 같은 것이 남도 소리인 것처럼.

'100번째!' 라는 셈수가 말해 주듯 초미의 관심사인 임권택 감독의 '천년학' 이 광양시민은 물론 많은 팬들이 기대하는 만큼 임 감독 특유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이 화면에 담길 때, 우리지역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들 또한 어떻게 담길지 사뭇 기대가 된다.
 
입력 : 2005년 03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