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스포츠 마케팅’ 조명 <하>
광양시 ‘스포츠 마케팅’ 조명 <하>
  • 이성훈
  • 승인 2006.10.20 12:45
  • 호수 18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양, 명실상부한 축구도시 돼야
광양은 겨울철 연평균 기온이 5℃로 전지훈련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해마다 많은 동계전훈팀이 광양을 찾았으며 올해도 5개종목 111개팀 2800여명의 학부모와 관계자들이 찾아와 동계전훈을 마무리 했다. 동계전훈은 침체된 지역경제가 전반적으로 되살아 날 수 있는 호기로 작용했으나 지속적 유치를 위해서는 시급히 개선해야 할 부분도 있다.

이에 본지는 각종 체육시설을 점검, 광양 체육시설의 현주소를 둘러보고 이에 대한 대책이 무엇인지 짚어봤다. 이번이 그 마지막회다.

광양, 축구도시로 이름 알려야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은 60억 세계인의 시선을 한 곳에 모으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2 한일 월드컵에서는 전국적으로 붉은 물결이 휘날리는 등 축구로 온 국민이 하나가 됐었다.

축구는 단일 종목으로 가장 큰 경기장과 관중이 동원되는 스포츠다. 지구촌 최대 축제인 월드컵은 TV 시청율로 나타나는 인기도 측면에서는 올림픽을 능가한다. 게다가 여러 종목이 한꺼번에 펼쳐지는 올림픽보다 기간이 길고, 축구라는 단일 종목이기 때문에 기업이 실행하는 전략의 집중도가 높다.

축구의 경제적 효과

재정경제부가 발간한 '2002년 경제백서'에 따르면 월드컵은 투자ㆍ소비 지출 증가로 인한 부가가치 유발 4조원, 국가브랜드 홍보 7조7000억원, 기업 이미지 제고 14조7600억원 등 모두 26조4600억원의 경제적인 효과를 냈다.

부가가치 4조원은 2001년 국내총생산(GDP)의 0.74%에 해당된다. 월드컵에 대한 지출은 경기장 10개소 및 주변도로 건설 투자, 응원 등으로 인한 조업차질 4098억원 등 총 4조8805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경기장 건설과 조직위 운용 등으로 고용창출이 43만명, 부가가치 창출이 6조3257억원 등에 달했다.

여기에다 국가 및 기업 이미지 광고효과 등으로 97년부터 2002년까지 5년간 세계시장 점유율이 매년 0.55%포인트 상승해 5,270억원의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고, 2002년 6월 한달간 외국인투자는 전년 동월보다 12억2,600만달러 증가했다.
이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정보기술(IT) 산업, 문화산업 등 국내산업이 연쇄적으로 발달하는 간접효과도 큰 것으로 파악됐다. 이렇듯 축구는 다른 종목보다 스포츠 마케팅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가 상상을 초월한다. 축구로 인한 이런 모든 효과는 비단 월드컵 같은 큰 규모의 국제대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인근 경남 남해군의 경우 10년 전부터 스포츠 마케팅을 집중 육성, 각종 축구대회 유치와 동계전훈팀을 유치한 끝에 '남해=축구'라는 인식을 전국적으로 알렸다. 남해군은 축구 인프라 시설을 철저히 준비한 덕택에 이제는 축구라는 한 종목을 떠나 스포츠 메카로서 자리 잡았으며 나아가 종합 해양리조트로 개발, 체육시설과 각종 숙박, 문화시설을 총망라해 관광과 휴양, 레저를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다목적 타운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본보 4월 28일 109호 기사참조)

또한 2년 연속 대통령배 전국축구대회를 포함한 국내대회뿐 아니라 2002 월드컵 캠프를 유치, 덴마크 대표팀이 월드컵 트레이닝캠프를 설치한 것을 비롯, 지난 4월 16~27일까지 '제1회 아시아 여자청소년 축구대회'를 유치하는 등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속으로 시야를 넓히고 있다. 5만5000여명의 남해군민이 흘린 땀의 결과가 지역 경제의 한 축으로 서서히 열매를 맺고있다.

광양시 입지적 조건

광양시의 교통여건을 살펴보면 호남·남해고속도로가 관통하고 있으며 국도 2호선, 지방도, 산업도로 등 소통이 원활하다. 또한 여수공항과 경남 사천공항이 30분 내 거리에 인접하고 있으며 경전선 운영 등 교통체제가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다. 현재 ▲광양~전주간, 광양~목포간 고속도로 완공(2008년) ▲전라선복선 전철화 사업(2008년 완공) ▲국도2호선 대체도록 개설(2007년 완공)이 되면 지리적으로 더욱더 타 시군에 비해 유리한 위치를 가지게 될 전망이다.

자연적인 기후 역시 어느 시군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지리산, 백운산 자락으로 북서 계절풍을 차단하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가진 광양은 남해 난기류 영향으로 평균기온 15도, 맑은 날이 200일 이상으로 전국 최고의 일조량을 보이며 축구 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광양시는 지리적, 자연적인 조건 외에도 축구도시답게 수많은 축구팀과 동호회가 활성화되어 있다. 프로축구 전남 드래곤즈 축구단과 한려대,제철고 등 초중고 10개팀 256명이 있고 생활체육축구 동호회는 19개팀 600명이 있다. 또한 광양제철소 축구연합회가 26개팀에 812명이 있으며 직장별 동호회 팀도 상당수가 된다. 각종 대회 유치도 활발해 전국우수고교축구대회를 비롯한 전국단위 대회와 축구의 동계전훈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대회유치를 보면 지난 95년부터 매년 백운기 축구대회가, 지난해 부터는 험멜코리아배 전국대학축구대회가 개최되는 등 9년에 걸쳐 축구대회만 34개 대회를 유치했다.

이렇듯 광양은 기후조건 뿐 아니라 지리적으로도 접근성이 좋고 프로, 대학, 초중고팀이 활성화되어 있어 축구인프라를 갖추고 인적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면 광양은 명실상부한 축구도시로 거듭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관광,문화가 부족한 광양으로써는 스포츠를 대처산업으로 육성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다. 그러나 축구장 시설을 살펴보면 아직까지 광양이 가지고 있는 유리한 조건을 최대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축구 인프라시설의 현주소

광양시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잔디구장은 광양공설운동장, 중동구장, 하수종말처리장옆 운동장 등 단 3개뿐이다. 그나마 하수종말처리장 운동장은 잔디의 상태가 대회를 유치하기에는 힘든 상태이고 중동구장 역시 지난 3월 열린 백운기 전국우수고교축구대회에서 축구장 곳곳에 패인 잔디로 인해 선수들이 부상당하고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해 빈축을 살 정도였다. 또한 심판진이 옷갈아 입을 장소가 없어서 불편을 겪는 등 부대시설 미비의 문제점이 지적됐다.

특히 내년부터 모든 전국대회가 잔디구장에서 치러져야 하는 규정에 따라 백운기대회와 전국대학축구대회 등 고정적인 대회를 유치하고 있는 광양으로서는 잔디구장 확보가 가장 시급한 과제이다. 현재의 3면의 잔디구장에다 공설운동장옆 구장과 마동공원의 2면, 하수종말처리장 1면, 자연휴양림운동장(현재 맨땅구장)1면을 인조잔디구장으로 조성하는 계획을 빨리 세워 예산을 확보해야할 것이다. 이를 위해 인근 남해군의 경우처럼 "스포츠대회 유치위원회 설치 및 운영조례"를 입법해서라도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 실천에 해야 한다.

광양시는 오는 8일부터 16일간 제6회 험멜배 전국대학축구대회를 개최한다. 광양공설운동장 등 6개소에서 치러지는 이번 대회는 62개팀 3000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자체적으로 구장확보에 실패, 올해도 전남 드래곤즈 측의 양해를 구해 운동장을 빌려 대회를 치를 예정이다. 그러나 프로축구팀이 연습하고 있는 경기장을 마냥 대회 때마다 빌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성웅 시장은 지난 3월 전남 드래곤즈 명예회원으로 가입하면서 축구인프라 구축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앞서 말했듯이 축구로 인한 경제성과 지역 인지도 효과는 무궁무진하다. 과감한 예산을 들여 인프라 시설을 구축, 스포츠 마케팅에 활용한다면 공장 몇 개 짓는 것보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파급적이다.

또한 스포츠 인프라 구축은 스포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는 곧 관광과 연결, 두고두고 광양을 널릴 알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광양에는 백운산, 섬진강을 비롯, 고로쇠 축제, 매화축제, 숯불구이축제 등 천혜의 자연환경과 각종 축제로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여기에 스포츠 인프라 구축이 합세된다면 광양은 명실 공히 항만물류도시에 이은 '스포츠-관광 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입력 : 2005년 05월 0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