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한방에 날립니다!” 구기종목 중 가장 무거운 공을 가지며 '그램'이나 '킬로그램'대신 '파운드'라는 단위가 훨씬 익숙한 스포츠가 있다. 바로 볼링이다. 볼링장에 들어서면 레인을 부술 것 같은 파괴력과 핀을 넘어뜨리는 파열음으로 인해 좀처럼 큰 소리를 내지 않고는 옆 사람과 대화하기는 불가능하다. "2주에 한 번씩 모여 스트레스를 확 날립니다" 윤화주 정형외과 볼링팀 '윤화주OS'. 이 팀은 태어난 지 겨우 3개월밖에 안된 신생팀이다. '아마추어 중 아마추어요, 완전 초짜'라며 윤화주(43) 원장은 계면쩍어 한다. "직원들끼리 함께할 좋은 기회가 없을까 고민한 끝에 볼링으로 결정했어요.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할 수 있어서 무엇보다 좋습니다"윤원장은 9명의 직원들과 2주에 한 번씩 볼링장에서 마음껏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야 말로 직장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하루에 수십 명의 환자와 의료상담을 하는 병원으로서는 그만큼 업무에 시달리는 것은 당연한 일. 윤원장은 "개개인 취미생활도 좋지만 무엇보다 직원들이 함께 취미생활을 하면 서로에 대해 더욱더 잘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2주에 한번, 한달에 두 번 밖에 안 되지만 그 효과는 대단합니다. 볼링이라는 스포츠에 회원들 시선을 집중시키면서 함께 환호하고 손바닥을 마주쳤을 때의 기쁨은 직접 공을 굴려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짜릿함입니다" 현재 '윤화주 OS'회원들의 수준은 초보에서 중간정도이다. 그러나 대부분 이제 갓 볼링공을 잡아본 왕초보들이다. 아직 볼링공에 익숙하지 않은 회원은 기본자세부터 익히기 시작한다. 남모르는 사람에게 기본부터 배우려면 쑥쓰러운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그런 염려는 기우에 불과하다. 팀내에 비장의 무기가 있기 때문이다.볼링팀 회원중에 프로급 이상의 실력을 갖춘 선수가 팀을 직접 지도하고 있다. 서영자(35)씨가 그 주인공. 그녀는 현재 전남도·광양시 볼링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서영자씨는 지난달 해남에서 열린 도민체전에서 마스터즈 부문 동메달을 획득한 것을 비롯, 여 3인조와 종합부문에서 각각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막강한 실력을 소유하고 있다. '윤화주 OS'팀의 사실상 감독인 셈이다. 그녀는 완전 초보인 회원들의 기본자세부터 가다듬어 준다. "실력요? 이제 겨우 3개월밖에 안됐는데 실력 운운 하면 볼링에 대한 예의가 아니겠지요? 회원들도 욕심 부리지 않고 천천히 즐기려고 합니다. 어느 동호회나 마찬가지지만 볼링자체를 즐기고 회원들간 화목을 다지기 위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일년이 지나고 이년이 지나면 지금보다 나아지지 않겠어요" 서영자씨는 "회원들이 잘 따라준 덕택에 실력이 부쩍 늘었다"며 넌지시 웃었다. 윤화주 OS'팀은 격주 목요일 일과가 끝나면 누가 뭐라 할 것도 없이 볼링장으로 향한다. 10파운드 이상 무거운 볼링공이 핀에 닿는 순간, 회원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만연한다. 그리고 일명 '밭고랑'이라 불리는 곳으로 공이 떼굴떼굴 굴러가도 그 순간만 부끄러울 뿐 어느 누구하나 탓하지 않는다. 양팀으로 나누며 열띤 시합을 하지만 전혀 얼굴 붉히지 않는 시합. 그게 바로 '윤화주 OS'의 힘이다. 입력 : 2005년 05월 26일 저작권자 © 광양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성훈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