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도 클럽 탐방]‘싸울아비’
[국무도 클럽 탐방]‘싸울아비’
  • 이수영
  • 승인 2006.10.20 13:18
  • 호수 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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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얍! 화려한 발차기로 허공을 가른다” 전통무예 국무도 널리 알릴 수 있었으면
지난 13일 저녁 8시. 광영동 한 체육관안에서 실내축구를 하고 있던 학생들이 갑자기 조용해지더니 체육관 바닥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다. 잔잔한 명상이 흐르자 꼬마부터 시작, 20여명의 회원들은 눈을 지그시 감고 명상의 시간을 갖고 있었다.

“훈련에 임하기전에 반드시 명상을 하도록 합니다. 10여분간 가만히 앉아서 눈을 감다보면 저절로 정신도 집중시킬수 있고 훈련에 임할 자세를 갖출 수 있어요” 싸울아비 정준석회장의 말이다.

명상의 시간이 끝나니 언제 그랬냐는듯 힘찬 기합과 함께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몸풀기, 구르기, 낙법, 발차기 등 그들의 기합과 화려한 동작으로 어느새 체육관은 뜨거운 열기에 휩싸였다.

국무도 클럽 ‘싸울아비’(회장 정준석). 무사(武士)라는 뜻을 가진 싸울아비는 지금도 일본 ‘사무라이’의 어원이라는 주장이 계속 전개되고 있는 단어이다. 싸울아비 회원은 80명. 지난 2000년 12월에 결성 올해로 5년째 맞이하고 있다. 현재 광영동 한 체육관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은 ‘싸울아비’ 이름답게 화려한 전적을 가지고 있다.

지난달 열린 제15회 대통령기 전국화랑청소년무예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 회원 4명이 같은 대회에서 문화관광부장관상 대상을 수상하는 등 지금까지 각종 전국무예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명성을 날렸다. 지난해에는 제4회 전국종합무술대회에서 우승하는 쾌거도 이룩했다. 클럽이 결성된 후 제철고등학교, 광영중학교 등 각종 학교 축제와 승단심사에 시범단으로 나선 것을 비롯, 해마다 광영동 경로위안잔치와 여수시 청소년 어울마당에 무술시범을 보이는 등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회원인 임의진(18ㆍ백운고 2년) 학생은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국무도를 배웠다. 최근 승단 심사에서 3단을 획득한 임 양은 “부모님의 권유로 처음 시작했다”며 “국무도를 배워보니 몸이 유연해지고 친구와 대인관계도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친구들이 가끔씩 장난으로 ‘너 무술배워서 남학생한테도 이기겠네?’하고 물어볼때가 있다”며 “그럴때마다 무술은 싸움이 아니라”며 웃고 넘길때가 많다고 덧붙였다. 임의진 양은 앞으로도 꾸준히 국무도를 배워 정신수련과 체력을 증진시키겠다고 말했다.

중3때 국무도를 배운 김형수(18ㆍ백운고 2년)군은 친구와 함께 국무도를 배운 케이스. 학교에서 특기적성교육을 받으며 국무도를 배워 현재는 국무도 2단으로 고수가 됐다. 김 군 역시 “국무도를 배우면서부터 체력이 향상되고 무엇보다 정신 집중력 향상으로 공부하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친구들과 같이 하다보니 우정도 돈독히 쌓을 수 있어서 더욱 좋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수련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에게 도합 몇단쯤 되느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그는 “절대 종합으로 단수를 말하지 않는다며 각 무술별로 특징이 있기 때문에 ‘도합 몇단’이라고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넌지시 정 회장의 무력을 쳐다봤다. ‘합기도 공인 6단, 해동검도 공인 4단, 태권도 연맹 공인 4단, 국무도 공인 5단, 용인대 용무도 4단, 대한경호무술 4단’. 합하지 않더라도 어느정도인지 능히 짐작이 가는 실력이다.

“국무도가 아직까지 널리알려지지 않았지만 좀더 많은 사람들이 전통무예를 알 수 있도록 회원들과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정 회장은 최근 시합으로 인해 회원들이 이 자리에 많이 못왔다며 다소 미안해했다. 그러나 그들이 외쳐대는 함성에는 꼬마부터 청소년까지 자신감이 가득 배어있었다.
 
입력 : 2005년 06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