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신앙고백입니다”
“이 책은 신앙고백입니다”
  • 이성훈
  • 승인 2006.10.20 18:41
  • 호수 1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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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사 찍어낸 사진작가 신윤식 선교사
▲ 선교사 신윤식씨가 헬기안에서의 모습. 신선교사는 목숨을 담보로 헬기를 빌려 예루살렘상공에서 사진촬영을 감행했다.
“한편으로는 한국선교사로 볼 수 있지만 이 책은 엄연한 생생한 역사의 기록이나 다름없습니다.” 한국사진센터 대표회장인 신윤식(51ㆍ진월면 섬진강교회) 선교사가 한국 개신교 120년의 발자취를 2천여 컷의 사진으로 발간한 ‘코리안 처치 파워(Korean Church Power)'를 출간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코리안 처치 파워’는 총 900페이지에 2권으로 구성됐으며 올 컬러 다큐멘터리집이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우리 교회사를 되짚어봤습니다. 우리나라는 선교 초기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조상들이 순교의 피를 흘렸지요. 결국 지금까지 한국 선교지를 보다 잘 이해하고 느낄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한 끝에 활자가 아닌 ‘사진’으로 한국교회와 역사를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이번 책을 만들기전 새벽기도, 100일기도, 단식기도 등 끊임없는 기도와 성찰을 통해 마음을 가다듬었다. 분명히 이번 작업이 쉽지 않은 일임을 어느 누구보다 자신이 잘 알았기 때문이다. 또한 모든 일 속에는 하나님의 뜻이 없이는 결코 해낼수 없다는 믿음이 확고했다.

신 선교사는 15년 간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개신교 유적지를 카메라에 담았다. 또한 한 장의 사진을 구하기 위해 네덜란드, 영국, 이스라엘 등 전세계 방방곡곡을 샅샅이 찾아다녔다. 예루살렘 촬영을 갔을때는 헬기를 빌려 상공에서 찍었다. 항상 종교분쟁이 있는 곳에 서 헬기를 띄운다는 것 자체가 어렵고 위험한 일이었다.

신 선교사가 역시 IMF를 피해갈 수 없었다. IMF가 오자 당시 ‘성지의 세계’라는 책을 판매했었으나 전국 판매상으로부터 수금이 되지 않아 3억원 이상의 손실을 봤다. 이후 전기세도 못내고 전화도 끊기는 등 가정생활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자 그가 선택한 길은 단 하나였다. 바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교회 집사가 자살을 생각하기 까지 그가 겪었던 고통은 어마어마했는지 여실히 드러내주고 있다. “아내와 함께 자살을 결심했습니다. 그러나 신자 입장에서 자살을 하면 그동안 비쳐왔던 모습에 대해 걱정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교통사고를 위장한 자살이었지요.” 신 선교사는 아내와 함께 광양시가지를 차를 몰며 광란의 질주를 했다. 빨간 신호등이 켜질때 차를 몰면 사고가 나서 죽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였다.

그러나 신호등을 지나갈때마다 파란불이 켜졌다. 결국 자살은 실패로 끝나고 그는 아내와 함께 통곡의 눈물을 흘리며 회개를 했다. 자신의 힘으로만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이후 그의 삶은 180도 변했다. “모든 것을 주님께 의지했습니다. 빚쟁이가 와서 집을 달라고 하면 집을 주고 때리면 맞고…제 자신을 포기했지요.” 신 선교사는 이후 중마동에서 사진관 위탁운영업 심사에 통과해 다시 용기를 낼 수 있었다.

그가 책을 발간하기까지 가족들의 힘이 컸다. 아내 김경옥씨와 함께 2녀1남을 두고 있는 신 선교사는 “아버지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했던 가족들의 힘이 신앙심과 함께 밑바탕이 됐다”고 고백했다. 이화여대에서 불어를 전공하고 외교관을 준비하고 있는 큰딸 수진씨는 영문번역과 영문자료 정리를 맡았다. 서울교대 4학년에 재학중인 둘째딸 지혜씨는 포토샵을 잘 다뤄서 흑백사진 복원작업과 디자인을 맡았다. 또한 순천대 사진학과에 재학중인 아들 지훈씨는 아버지를 동행하며 잔심부름을 도맡아했다.

“가족들의 지원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물론 존재하지 않았으며 이 방대한 작업을 어떻게 진행했겠습니까? 늘 기도해주고 도와준 가족들이 있기에 항상 든든합니다.”

현재 이 책은 중국어와 일본어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중에 있다. 신 선교사는 “앞으로 불어 등 15개 언어로 번역해 책으로 낼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작업을 끝낸후 조금도 쉬지 않고 또다시 세계를 향해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앞으로 오지탐방을 할 계획입니다. 전세계 각국 오지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현장을 기록할 예정입니다.”

하루하루 기도하는 즐거움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는 신 선교사는 “북녘땅에도 마음껏 앵글을 담아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간절한 바람을 나타냈다.
 
입력 : 2006년 02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