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진학의 새로운 흐름, 새로운 교육공동체
고교진학의 새로운 흐름, 새로운 교육공동체
  • 광양신문
  • 승인 2006.09.13 09:31
  • 호수 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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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배 광양참여연대 운영위원
2005학년도 고등학교 신입생 선발 고사가 지난 12월 10일 실시됨으로써 현재 중 3학생들의 고교 진학 일정이 마무리되었다. 그 동안 지역학교를 살리기를 위한 다양한 노력들의 결과가 나타나는 첫 해인 만큼 이번 원서접수 결과는 많은 관심을 끌고 있으며, 이에 대한 올바른 분석을 통해 보다 발전적 방향을 모색해 보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그 동안 고교 진학에 있어 인근 지역으로의 우수학생들의 지나친 쏠림 현상은 우리 광양지역의 교육공동체가 제자리를 잡는데 주요 걸림돌로 작용했었고, 순천지역의 평준화가 광양지역 교육 공동체가 바로 서는 주요한 문제로 인식되었었다. 그리고 그 첫해인 2005학년도 고교 입시 원서 접수 현황을 살펴보면 긍정적 효과가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그 내용을 보면 그 동안 관내 고등학교 신입생 모집에 있어 나타났던 미달사태가 사라졌으며, 성적 우수학생들의 진학 결과를 보더라도 성적 25% 이내의 성적 우수 학생들 4백75명 중 3백99명(84%)이 관내로 진학함으로써 질적인 면에서 급격히 향상되었다. 2003학년도 30%이내 성적 우수학생들의 관내 진학률 18.5%와 2004학년도 2백26명(51%)에 비하면 커다란 긍적적 변화의 흐름이 나타났으며, 앞으로 더욱 확대되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계속돼야 할 것이다.

더구나 상위 5%이내 학생들을 보면 94명 중 84명(89%)이 관내고교로 진학한 것을 보면 과거에 비해 커다란 차이를 보여준다. 이런 변화에는 순천지역 평준화와 내신위주의 대학입시정책 그리고 지역의 노력이 있었음을 우리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으리라.

이런 긍정적 변화의 흐름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이며, 앞으로 바람직한 광양지역 교육공동체의 건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살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 동안 우리는 어떻게 고교진학의 인근 지역 쏠림을 바로 잡을 것인가 하는 극히 낮은 단계의 고민을 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이제 순천지역 평준화라는 객관적 조건변화와 광양시, 교사 그리고 지역 민들의 이해와 노력으로 극복되어 지고 있다. 그리고 관내 중학교 졸업생들의 수에 비해 부족한 고등학교 모집정원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고등학교설립운동 또한 2006년도와 2007년도에 각각 1개씩의 고등학교 개교가 확정됨으로써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금까지 이런 운동들은 워낙 열악한 지역의 교육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었으며, 이제 그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보다 내부적이고 세심한 교육환경 마련을 고민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이것은 이제 올바른 교육을 위한 학부모와 교육 관계자, 행정 그리고 지역 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노력을 덧붙여야 할 때가 우리 광양에도 도래하였음을 의미한다. 교육자치라는 큰 틀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긴 하지만 자치의 확대와 발전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임을 감안 한 다면 영역에 대한 독점논리는 더 이상 설득력을 가질 수 없게 된 것이고, 각 주체들의 인식의 전환과 실천적 규범의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학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을 이끌어 내기 위해 학교운영위원회라고 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다. 하지만 학교운영위원회에 대한 이해 부족과 운영상의 미숙함으로 인해 그 본래적 역할과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자신있게 답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엊그제 모 초등학교에서 있었던 특기적성교육 등등과 관련한 부작용의 사례들에서 어쩌면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을 거라는 의구심 또한 제도의 올바른 활용과 이를 위한 주체들의 노력을 요구하는 사례일 것이다.

부족하나마 학교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학부모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서는 학교마다 이미 마련된 홈페이지를 활용하여 운영위원회의 운영을 공개하는 것도 학교가 할 수 있는 쉬운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학교운영위원회협의회의 활성화를 통해 각 학교의 모범사례들을 발굴하고 전파함으로써 확산시키려는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후원회, 자모회, 학년장 모임 등등 다양한 교내 모임들이 있지만 각각의 역할과 기능들에 대해 우리는 알고 있지 못하다. 다만 이런 모임들이 학부모들의 학교행정과 운영에 대한 참여를 이끌어 냄으로써 학교운영의 민주주의를 확대해 나가려는 노력정도로 이해하고 기대하는 정도이다. 그러나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보면 간접적인 경로를 통해 정보를 접함으로써 오해와 불신을 낳게되고, 이를 풀 수 있는 의사표현의 경로가 마땅치 않음을 느끼는 것 또한 현실이다. 학교행정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학교당국의 노력과 학부모들의 관심과 동참이 필요한 것 아닐까. 진정 참여를 원한다면 정보의 공유로부터 출발 할 일이다.

광양지역 고등학교진학에 새롭게 나타난 흐름들이 더욱 확대되고 발전 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즐겁고 활기찬 광양지역 교육공동체가 뿌리내리는 2005년이 되길 2004년이 저물어 가는 지금 소망 해 본다.
 

입력 : 2004년 12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