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와 녹용
소아와 녹용
  • 김경섭 백두한의원 원장
  • 승인 2008.12.18 09:21
  • 호수 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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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허약체질을 보해주는데에 녹용은 매우 중요한 약입니다.
특히 소아에게 녹용은 더욱 중요한 약물인데 감기에 잘 걸리거나 밥을 잘 안먹고 허약한 아이의 보약으로 자주 쓸뿐더러, 성장호르몬을 분비시켜주므로 성장이 저하된 아이에게도 대단히 좋은 효과를 나타내므로 매년 정기적으로 아이에게 녹용보약을 지어주는 부모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녹용은 본초학에서 보양약으로 분류되어, 성미는 온(溫,따뜻함)하고 감함(甘鹹,달고 짠맛)하여 간경(肝經)과 신경(腎經)으로 들어가는 약입니다. 따뜻하다함은 보양하는 효과를 나타내며 달고 짜다는것은 허약한것을 보하면서 특히 신장으로 들어감을 의미합니다. 간, 신경으로 들어간다는것은 근육과 뼈, 골수 등의 성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녹용은 근골을 튼튼히 하고 생장발육을 촉진시키며 면역기능을 증강시키는 효과가 있는것입니다.
따라서 말을 늦게 하거나 걷기를 늦게 하거나 목에 힘이없거나 이빨이 늦게 나거나 천문이 늦게 닫히거나 하는 등의 발육지연, 발육불량, 성장 장애에 큰 효과가 있으며, 선천성뇌성마비나 조산으로 인한 미숙아의 치료에도 양호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고도의 빈혈이나 식욕부진, 잦은 감기를 나타내는 허약체질에도 그 적응증에 맞는 처방을 사용하여 눈에 띄는 면역력 향상을 볼수 있습니다.

녹용이 가미된 처방은 보통 생후 12개월, 즉 돌 때부터 먹일수 있으며 보통 나이에 따라 복용량이 결정되지만 소아의 상태나 복용목적에 따라 한의사의 변증에 따라 그 양을 늘리거나 줄일수도 있고 복용시기를 훨씬 앞당기기도 합니다.
 소아에게 많이 쓰는 처방으로는 귀용탕(歸茸湯)이 있는데 녹용과 당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소아의 기력이 부족하고 원기가 약할 때 주로 사용하는 처방으로 숙지황, 백작약 등의 보혈약, 백출 사인 등의 건비소식약, 백복령 등의 안신약 등을 증상에 따라 배합하기도 합니다.
간장과 신장이 허하여 성장발달의 지연되는 경우에는 언어, 보행, 직립, 발치, 두뇌발달 등이 늦어지기도 하는데 이럴때는 간신을 보하는 육미지황원에 오미자를 가(加)하고 녹용을 넣어서 일정기간 복용하면 큰 효과를 나타냅니다.
병적인 상태는 아니지만 다만 키가 좀 작거나 체격이 좀 왜소한 정도의 성장저하에는 육미지황원에 사물탕을 합하고 뼈의 성장에 좋은 오가피, 두충 등의 약재와 녹용을 넣어서 복용하는것이 소아성장에 효과가 있어 성장탕으로 널리 활용하기도 합니다.

소아에게 투여하는 녹용은 분골이라 하여 녹용의 원가지의 가장 윗부분을 주로 사용하며 이 부위는 특히 성장호르몬을 다량함유하고 있으며 기혈을 보충하는 효과가 아주 큽니다.
녹용은 원산지에 따라 러시아, 뉴질랜드, 중국, 한국산이 있는데 추운 겨울에도 힘차게 솟아나오는 수컷의 뿔이 바로 녹용의 기운인지라 중국이나 한국산 녹용은 상대적으로 효능이 많이 떨어지며 실제로 한의원에서 약용으로는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민간에서 무조건 국산이 좋은 것으로 호도하여 오히려 국산 녹용을 비싸게 판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소비자들의 피해가 더 커지지 않도록 제도적 개선이 있기를 바랍니다.
또 캐나다에 여행다녀오신분들이 종종 고가에 녹용이라고 사오시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이는 녹용으로서의 효과가 전혀 없을뿐만 아니라 광우병의 위험마저 있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