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고 품질의 친환경애호박 생산단지
전국 최고 품질의 친환경애호박 생산단지
  • 박주식
  • 승인 2009.01.07 19:19
  • 호수 2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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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 친환경애호박 공동선별 작목반

청정지역인 백운산 백학동아래 수어천을 따라 펼쳐진 진상면 청암뜰. 이곳은 온화한 날씨와 전국최고의 일조량, 물 빠짐이 좋은 비옥한 토질 등 최적의 입지여건을 가지고 있어 일찍부터 시설 원예농업이 발달된 지역이다. 산이 많고 농지가 적은 진상면은 이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면적당 많은 노동력 투입과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설하우스를 선택 한 것이다.

특히 대부분의 농사가 농한기에 접어드는 겨울철에 작물을 생산해 판매함으로써 부농의 꿈을 실현해 가고 있다. 40여 년 전 오이로 시작된 이곳의 시설원예는 10여 년 전부턴 애호박으로 전환해 맛과 품질 면에서 전국최고의 상품으로 소비자는 물론 상인에게까지 인정받아 타 지역에서 생산된 상품보다 비싼 가격 받고 있다.

그동안 일반농법으로 재배해 오던 애호박을 친환경농산물 인증을 획득해 재배에 나선 것은 진상농협과 애호박 재배 농가가 함께 노력한 결실이다. 2007년 4월 진상농협은 친환경지정비용을 지원하며 애호박재배를 하고 있던 40여 농가를 규합 20만1825㎡의 시설하우스에 대해 저농약농산물 친환경인증을 받았다.

허영희 진상농협 조합장은 “4년 전 애호박을 친환경으로 재배 한다니까 상품질이 떨어질 것이라며 서울의 시장 상인들이 먼저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국제적인 추세가 친환경으로 가기 때문에 한국도 그럴 것이라 예측했고 그것이 맞아 떨어졌다”고 말했다.

공동선별로 농가소득 향상과 소비자에 믿음제공

친환경재배에 나선 진상애호박은 이후 농협이 나서 농가가 생산한 모든 애호박을 공동 선별해 판매에 나섰다. 또 농가는 공동선별 작목반을 결성해 고품질 친환경애호박 생산을 위해 똘똘 뭉쳤다. 애호박에 처음으로 공동선별제를 실시한 진상농협과 공동선별 작목반은 농가 수취가가 10% 이상 오르고 수도권서 인지도도 높아지는 등 공동선별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와 함께 농가는 생산에만 전념하고 농협은 출하를 분담함으로써 일손과 비용 절감 효과도 얻었다.

허영희 조합장은 “소비자가 농산물을 믿지 않으려는 경향이 습니다. 공동선별로 농가는 속박이를 근절해 제값을 받도록 하고, 소비자도 제대로 된 상품을 제값주고 사먹을 수 있도록 했다”며 “결국은 소비자가 원하는 제대로 된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친환경애호박 재배로 함께 손을 맞잡은 진상농협과 공동선별 작목반은 고품질의 애호박 생산을 위해 농가 교육 강화를 병행했다. 전 농가를 대상으로 타 지역의 친환경 재배단지와 종자생산 시설을 견학하며 생산기술을 향상을 꾀했다. 진상애호박이 전국에서 생산되는 애호박과 경쟁을 해야 함에 따라 뒤처짐 없이 언제나 최고의 상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교육과 선진지 견학을 지속적으로 실시한 것이다. 그 결과 진상에서 생산되는 친환경애호박은 전국 최고의 품질을 인정받고 있으며 물량이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다. 

 
애호박은 10월경에 첫 출하가 이뤄져 이듬해 7월까지 10개월간 생산이 계속된다. 7월~10월엔 태풍에 대비해 비닐을 벗겨내고 농지 소독과 땅심을 돋구며 새로운 농사를 준비하는 기간이다. 그래서 농가는 한시도 쉴 틈이 없다.

백순선 공동선별 작목반장은 “하우스 농사가 시작되면 지인들의 애경사도 제대로 챙기지 못해 사람도리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한다. 하지만 작목반 운영엔 언제나 최선이다. 작목반 운영위원회의를 수시로 열어 애호박 재배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고, 판로에 대한 의견이나 농협에 요구사항을 규합해서 건의하고 있다.


4년째 공동선별 작목반장을 맡아오고 있는 백 반장은 “결국은 모두가 잘 살아 보자고 하는 일이다. 예전엔 주면 주는 대로 받고 하라는 대로 했지만, 지금은 우리 스스로가 농가 권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농업 발전과 소득향상을 위해선 농가는 물론 농협도 변화를 가지고 함께 화합해야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3천여 톤, 50여억 원 판매

청암뜰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애호박은 상품 하나하나 농민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생육단계에서 일일이 포장 봉지를 씌우는 인큐베이팅 농법으로 애호박을 길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길러진 진상 애호박은 균일한 크기와 무게, 단단한 조직이 특징이다. 또 기형발생율이 적고 유해 물질의 침투를 막을 수 있으며 신선도도 오래 유지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일손이 많이 간다. 더욱이 제초제를 전혀 쓰지 않고 친환경 약제로 병해충을 방제하는 친환경 농법이다 보니 인력확보와 인건비 지출 또한 만만치가 않다.

양승인 총무는 “친환경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일이지만 난방을 위한 유류비와 인건비, 자재비 등이 갈수록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양 총무는 “더 많은 노력과 비용을 들여 친환경재배를 하면 그에 상응하는 농가수입이 보장돼야 하나, 현재는 일반 농산물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아 친환경농가에 오히려 더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공동선별 작목반은 지난2007년 1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모두 3천여 톤의 친환경애호박을 생산해 50여억 원의 판매 수익을 올렸다. 올해로 세 번째 친환경애호박 생산판매에 나서고 있는 작목반은 지난해 보다 10% 상향된 생산판매가 목표다.


백순선 작목반장은 “잘 생산해 내기만 하면 판매걱정은 않습니다. 품질을 더욱 높여 명품 애호박을 만들어 가겠다”며 “친환경 농산물이 제 가격을 인정받아 농가에는 보람을, 소비자에게는 건강을 안겨줄 수 있길 기대한다”고 소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