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대체 작물로 농가에 새로운 희망
밤 대체 작물로 농가에 새로운 희망
  • 박주식
  • 승인 2009.01.14 18:12
  • 호수 2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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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황마을 친환경 곶감 작목반

아름다운 절경 백운산 억불봉 아래에 위치하고 있는 백학동을 가리켜 도선국사는 학이 하강하는 물형과 황룡이 배를 지고 있는 물형으로 풍수해가 없는 선계의 땅이라 감탄하여 백학동이라 이름 지었다 전해진다.

수어댐에서 바라본 백운산 억불봉은 한 마리 학이 사뿐 내려앉는 모습이다. 억불봉 아래 첫 동네 진상면 구황마을. 벼 한포기 심지 않는 이 마을은 밤이 농가의 주 소득 작물이었지만 연작에 따른 부작용과 병충해, 가격하락 등으로 지금은 쇠퇴하고 곶감과 단감, 매실 등이 대체하고 있다.

백학동 곶감은 어치계곡 청정지역에서 만들어져 당도가 높고 육질이 부드럽기로 유명해 명품곶감으로 불리고 있다. 특히 구황마을의 곶감은 새로운 농가 소득 작물로 농가들에 희망을 주고 있다. 구황마을이 곶감을 시작 한 것은 지난 2003년부터다. 구황마을은 예전부터 곶감의 재료가 되는 떫은 감이 많이 생산되는 지역이었기에 밤 대체 소득 작물로 쉽게 곶감을 선택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구황 마을은 단순히 누구나 하는 곶감만을 선택 하진 않았다. 떫은 감과 함께 대봉감을 곶감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크기면 에서 월등한 차이는 물론 당도가 높아 맛도 좋은 대봉 곶감은 출시가 되자 단연 최고인기 곶감으로 각광을 받았다.

예전까진 밀시감만 곶감이 되는 줄 알았던 주민들은 아주 굵은 대봉만을 제외하고, 말리는 기간과 시기를 적절히 조절해 대봉 곶감을 생산해 냈다. 이 같은 대봉 곶감 생산은 주민들의 탁월한 선택과 함께 구황마을만의 지리적 여건이 부합된 결과였다.
억불봉 바로아래 위치한 구황마을은 주야 일교차가 심하고 겨울이 되면 빨리 공기가 차가와져 곶감이 홍시가 되는 과정을 억제시켜 주었기에 대봉 곶감이 가능했던 것이다.

대봉곶감 생산으로 인기

곶감 생산이 본격화 되면서 이 마을 30여 농가는 억불곶감 작목반을 결성했다. 그리고 지난 2007년엔 서기홍 회장외 23농가가 104필지(16만㎡)를 단감과 떫은감(곶감), 매실에 대해 저농약 농산물 친환경인증을 획득했다.
서기홍 회장은 “친환경이 돈도 많이 들고 불편한 것이 많지만 미래 농업이 갈 방향이라는 생각과 농민들도 다른 곳과 경쟁을 위해선 친환경인증 농산물 아니면 안 되겠기에 친환경 인증을 받게 됐다”며 “먹는 음식은 먼저 소비자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친환경을 지켜 가기가 쉽지만은 않다. 언젠가부터 감은 약을 치지 않고선 수확을 기대 할 수 없는 작물이 돼 버렸고, 한해에 최소한 6~7회를 쳐왔던 농약을 친환경으로 바꾸면서 이를 자제하고 목초액과 친환경 약제로 대체 하자니 친환경약재 값만도 만만치가 않았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겠다는 구황마을 친환경 곶감 작목반은 이를 꿋꿋이 이겨내고 올해 말엔 아예 무농약 인증까지를 받아 내겠다는 각오다.

서 회장은 “무 농약 곶감을 만들에 내기 위해선 생산단가가 오를 수밖에 없지만, 원재료가 많기 때문에 소비만 많다면 판매가격을 올리지 않고 많이 팔아서 해결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현재 구황마을 친환경곶감은 농가당 평균 1.5동(150접·곶감 박스로450박스)을 생산해 한해 5억여 원의 수익을 올림으로써 밤 대체작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구황마을 곶감은 전량 직거래로 판매되고 있다.

대부분 지역 판매보단 자체 홍보를 통해 대도시 소비자와 직거래를 통해 해마다 전량 판매를 하고 있다.
서 회장은 “상품이 좋기 때문에 도시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다. 팩스로 주소가 오면 바로 택배로 물건 보내고 있다”며 “하지만 앞으론 백화점 고정납품 등, 정해진 판매처를 확보해 생산량을 늘려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균일한 제품 생산이 우선돼야 한다. 서 회장은 “마을의 감나무를 봐선 곶감 생산량을 농가당 20접 이상은 생산할 수 있다. 생산량을 늘리게 되면 이를 판매할 수 있는 구조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구황 마을은 이미 억불작목반에서 마을 공동 곶감건조장 마련을 통한 건조와 공동 출하를 검토 중이다. 대량 생산과 공동 판매를 위해선 고품질로 일원화된 상품성이 우선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이는 구황마을 곶감 작목반 자체적으론 불가능한 사업이다. 그래서 이 마을 주민들은 밤 대체 소득 작물로 새롭게 자리하고 있는 곶감에 대해 시의 적극적 지원을 희망하고 있다.

11월 20일경 감을 깍아 2개월간의 건조기간을 거치는 구황마을 친환경곶감은 이맘때부터 출하가 시작된다. 따뜻할 때 깍으면 홍시가 돼버릴 염려가 있어 곶감이 밤 추위에 얼 수 있는 정도에 깍아 말려야 질이 좋아진다는 것을 경험에 의해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마다 설날이 말 그대로 대목이다.

구황마을 친환경 곶감은 대봉시 곶감 외에도 집집마다 옥상에 샤시로 건조 시설을 만들고 위생적인 곶감을 만들어 내는 것이 또 하나의 자랑이다. 서 회장은 “이처럼 여러 가지 어려운 과정 속에 곶감을 만들어 내다보니 가격이 비싼 편이다. 하지만 생산지에 직접 와서 본다면 소비자들이 비싼 것 아니다 고 인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언제나 최고 품질의 친환경 곶감을 생산해 소비자들을 찾겠다”고 다짐했다.

친환경 농산물 인증제도란?
소비자에게 보다 안전한 친환경농산물을 전문인증기관이 엄격한 기준으로 선별·검사하여 정부가 그 안전성을 인증해 주는 제도다.
친환경농산물은 환경을 보전하고 소비자에게 보다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합성농약과 화학비료 및 항생·항균제 등 화학자재를 전혀 사용하지 아니하거나, 최소량 만을 사용하여 생산한 농산물을 말한다. 친환경농산물 인증 종류엔 유기농산물과 무 농약농산물, 저 농약농산물 등 세 종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