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영고 학생ㆍ교직원들 원인모를 악취로 고통

2010-05-31     지정운

 지역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악취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광양시 광영동에 있는 광영고등학교의 수업시간. 초여름의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는 시기임에도 대부분의 교실마다 문을 꼭꼭 닫은 채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가끔씩 바람에 실려 날아오는 가스 냄새로 수업에 방해를 받기 때문이다.

이 학교 2학년 이 모양은 “수업을 하는 낮에도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는 연탄가스 같은 기분 나쁜 냄새가 난다”며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는 냄새가 더 자주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학생은 “며칠 전만해도 냄새가 심해 두통과 어지러움을 느낄 정도였다”며 “비가 오거나 날이 흐린 날은 냄새가 더욱 심해지는 것 같아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이같은 고통 호소는 학생들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교직원 A씨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도 냄새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지만 대부분 만성이 돼 말을 하지 않는 것 같다”며 “하지만 학교에서도 새롭게 전입된 선생님들은 심한 냄새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은 학생들의 의견과도 일치한다.

특별활동을 하던 한 학생은 “냄새에 대해 많이 둔감해 졌다”며 “대부분의 2학년들은 냄새를 잘 못 맡는 것 같고, 1학년 학생들이 냄새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냄새가 마치 과거 기관차에서 나오는 배출가스 냄새와 비슷하다”며 “아마도 바다건너 발전소나 석탄을 태우는 인근 공단의 사업장에서 나오는 가스로 추정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현재 광영고 인근에서 석탄을 이용하는 대표적인 곳은 광양제철소와 경남 하동의 화력발전소가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대기팀 관계자는 “냄새와 관련된 학교의 이야기는 알고 있지만 아직 신고가 들어오진 않았다”며 “신고가 접수되면 현장을 즉시 찾아 냄새의 원인에 대해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광양시 환경정책과 관계자는 “우선 냄새의 원인과 발생장소를 찾는 게 급선무”라며 “상황을 살펴보고 시가 조치를 하든, 상위 국가기관이 관리를 하는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6일 오후 학교측에서 악취가 난다는 연락을 받은 광양시와 포스코는 현장을 찾아 냄새의 정도를 확인하고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