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전화는 설에도 울린다”

007작전을 방불케 하는 광양소방서의‘설날’

2015-02-13     이소희 기자

 

 

민족 대명절인 설이 이제 이틀 남았다. 주말까지 이어지는 5일 동안의 휴일에 설레 무엇을 하며 보낼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무슨 일이 일어날지 경계태세를 갖추며 설 연휴 5일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다. 광양소방서에서 근무하는 소방대원들의 설맞이 현장은 어떠할까. 

 이주용 소방교가 하는 일은 상황관제다. 사고가 접수되면 사고초기사항을 파악해 알리는 등 보조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소방서에서 일한 지 6년이 된 이주용 소방교가 꼽은 명절사고로는 교통사고, 급체나 식중독 같은 음식으로 인한 구급, 화재사고, 기계사고다. 

 이 소방교는 “신고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사고위치를 파악하는 것”이라며 “주변 큰 건물이나 건물 주소를 알려주거나 주변에 있는 전신주 번호를 알려줘도 위치파악에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박광옥 화재조사 주임은 화재발생 원인을 조사하는 일을 한다. 

명절 때, 시골에서 음식 장만을 위해 숯을 피우거나 아궁이에 불을 때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이 때 큰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고. 22년간 소방서에 몸담은 박 주임은 “시민들의 협조 부족이 가장 힘들다”며 “특히 사고로 인한 제2차, 3차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의 지시를 따라 줄 것”을 당부했다.

 소방서에 근무한지 20년이 다 돼가는 이호익 소방장의 임무는 구조대원이다. 이 소방장은 “여러 사람이 편하게 쉬는 시간을 누리고 있다면, 그 이면에 고생하는 누군가도 있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 소방장은“소방차량이 지나가는 경우, 시민들이 길을 비켜주지 않는 것이 가장 힘들다”며“지금은 옛날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그래도 부족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우리가 오랜만에 5일간의 황금연휴를 누리는 동안 그 반대편에서 우리의 쉬는 시간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이들이 있다. 먹고 마시고 노는 것만큼 안전에도 신경 쓰는 황금연휴를 보내자. 우리의 행복한 설을 위해 황금연휴를 포기한 그들을 위해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