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먹자

2008-02-14     귀여운짱구
음식은 천천히 먹으면서 많이 씹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 소화가 안 되는 분들이나 위장병을 갖고 있는 분들은 특히 새겨들어야 할 말입니다. 비만인 분들 또한 많이 씹는 것이 살을 빼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아두어야 합니다.

음식을 씹는 동안 침이 분비되며 그 속에는 소화와 면역에 도움이 되는 효소와 항균물질이 들어 있습니다. 알파-아밀라아제라는 효소는 녹말을 분해하여 단맛이 나는 맥아당으로 만드는 일을 합니다. 즉 이 효소에 의하여 입안에서부터 소화가 되기 시작합니다. 그러므로 씹지 않고 음식을 바로 삼키게 되면 이 효소의 도움을 얻지 못한 채 바로 위로 들어가게 되는 것으로 위의 할 일이 많아져 소화하는데 불이익을 겪게 됩니다. 라이소자임은 음식이나 세균의 세포를 분해하는 일을 하고, 감마글로불린 같은 항체물질은 외부병균으로부터 우리 몸을 방어해 줍니다. 미량이기는 해도 수은, 납, 아연 등의 유해 중금속도 침을 통해 배설됩니다. 수 십 가지 발암물질이 우선적으로 침에 의해 제거된다고도 하며, 파로틴이라는 물질은 우리 몸의 노화를 늦춰준다고 합니다. 이처럼 침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포만감을 느끼게 만드는 호르몬은 식사를 시작한 후 20분이 지나야 분비가 되기 시작합니다. 때문에 많이 씹지 않고 급하게 음식을 먹으면 포만이 되었음에도 포만감을 느끼지 못해 과식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과식은 소화 작용에 부담을 주어 담음이 생기는 원인이 되고, 이는 곧 비만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많이 씹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첫걸음이 되는 셈입니다. 많이 씹어야 침이 잘 분비되고, 침이 잘 분비되어야 소화가 잘되고 또한 면역력도 강해지며, 비만으로부터도 멀어지게 됩니다. 많이 씹기 위해서는 여유로운 마음가짐도 필요한 법이므로 정신건강에도 유익할 것입니다. 그리고 씹으면 씹을수록 입안과 치아 또한 건강하게 된다고 합니다. 충분히 씹어 먹으면 삶은 야채나 곡류도 날 것과 똑 같은 살아 있는 음식이 된다고 합니다. 이는 음식물에 침이 잘 섞이는 것만으로도 침 속의 유익한 효소 작용에 의해 죽은 식품이 활성화되어 살아난다는 의미입니다.

‘동의보감 내경편’에 보면 ‘연진법’을 통해 침을 수시로 삼켜 120세 까지 건강하게 살았다는 기록이 있는데, 혀끝을 돌려가며 아래위 치아와 잇몸을 마사지해 주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황제내경’에는 “타자(唾者)는 신지액야(腎之液也)라 옥천청수(玉天淸水)면 가장존(可長存)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타액(唾液)이라는 것은 신장(腎臟)의 진액(津液)으로, 이것이 옥구슬 굴러가듯 잘 흘러가면 즉, 분비가 잘 되면 가히 오래 살 수 있다는 뜻입니다. 퇴계 이황께서는 입술을 닫고 위아래 치아을 가볍게 부딪힘으로서 침을 잘 나게 하고 치아를 건강하게 했다고 합니다. 침의 중요함을 강조한 말로 씹는 운동은 침 분비를 도와 건강을 지켜주게 되는 것입니다.

단, 씹는 운동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오징어, 견과류, 사탕 같은 딱딱한 음식은 오히려 치아를 과도하게 마모시켜 치아를 상하게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씹기에 좋고 치아에도 좋으며 다이어트와 건강에도 좋은 음식은 과일이나 야채류, 잡곡밥이라 하겠습니다.
평소 침이 적게 나오는 분들은 물을 충분히 마시고 레몬 등의 신 음식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약재로는 맥문동이나 오미자를 추천할 만합니다.
오늘부터는 평소보다 서너 번이라도 더 씹어 보도록 하시고 이 후로는 많이 씹는 일이 습관이 되도록 꾸준히 실천해보길 기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