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비만

2008-02-27     귀여운짱구
보통, 비만이라고 하면 뚱뚱한 사람이 연상되지만 마른 사람에게도 비만인 경우가 있습니다. 마른 비만이라는 말 자체에 모순과 어폐가 있는 듯하지만, 의학적으로 볼 때 마른 사람에게서도 비만이 있을 수 있으며 비만인 사람 10 명 중 한 명은 마른 비만입니다.

비만이란 단지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도 운동으로 단련되어 근육량이 많은 사람이라면 비만으로 보지 않습니다. 체지방은 에너지를 저장하고 방출하는 인체 성분이고 근육은 에너지를 사용해 운동하는 기관인데, 체지방량이 근육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아져 이 둘의 조화가 깨지게 된 상태를 비만이라고 봅니다.

키와 몸무게로 계산하는 일반적인 비만도 측정(BMI -  몸무게를 키를 제곱한 수로 나누어 계산)에서 30이 넘어설 때 비만이라 합니다. 최근 들어 일반적인 비만도는 정상인데 체지방이 비만치를 넘어서거나, 혹은 근육량이 지나치게 모자라 상대적으로 체지방량이 많은 형태의 비만이 늘고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처럼 근육량 부족으로 상대적 체지방량이 많아지는 저근육형 비만이 바로 마른 비만인 경우입니다. 근육량의 부족이 마른 비만이므로 마른 비만의 이유가 운동부족임은 쉽사리 유추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과도한 업무에 시달려 운동할 시간이 없는 직장인들, 칼로리만 줄이는데 급급하고 운동은 소홀이 하는 그릇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운동을 하지 않은 채, 칼로리 섭취만 줄이거나 약물에만 의존하여 살을 빼는 사람은 이른바 요요현상을 필연적으로 겪게 됩니다. 혹 성공적으로 다이어트를 했다 하더라도 다이어트 과정 중 근육내 단백질이 함께 소실되어 결과적으로 마른 비만을 유발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비만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운동이 병행되어야 함은 더 말할 나위 없습니다.

마른 비만은 일반적인 비만증보다 더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외형적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아 본인 스스로 비만이라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형이 비만인 분들은 비만의 문제점을 깨닫고 이에 수반되는 여러 질병에 주의를 하고 신경을 쓰게 되지만, 마른 비만인 분들은 자기와는 관계없는 일로 생각하고 소홀히 여기는 경향이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식이요법만으로도 치료할 수 있는 일반 비만과는 달리, 마른 비만인 경우는 치료시 근육량의 감소를 염두에 두어야 하기 때문에 관리하기가 더욱 까다롭습니다.

정상 체중이거나 저체중인데도 불구하고 비만 체질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할 사람들은 주로 앉아서 일을 하면서 최근 1년 동안 운동을 거의 하지 못한 사람, 술을 주 3회 이상 마시는 사람, 배나 가슴에 물렁살이 만져지는 사람, 전에 비해 아랫배가 유난히 많이 나온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몸이 마르고 쉽게 피곤하고 나른함을 느끼며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게 되면 다른 질환의 유무도 고려하면서 마른 비만을 의심해 볼 필요 있습니다. 여성의 경우 생리불순이나 변비 등이 이유 없이 지속되기도 합니다.

체질 분류상 소음인(少陰人) 중에 마른 비만이 많습니다. 소음인은 조혈(造血)기능이 약해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피로함을 느끼고 활동량이 적습니다. 한의학적으로 기허(氣虛)의 증후에 해당되는데 이런 분들이 체지방을 줄인다고 식사량을 줄이면 오히려 낭패를 보게 됩니다.
 
충분한 양의 탄수화물을 섭취하고, 특히 단백질을 적극적으로 섭취해야 하며,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갖고 운동을 통해 근육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자신이 마른 체형이라 할지라도 혹시 마른 비만은 아닌지 한번쯤 체크해보는 것도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