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유지’기로에선‘매화축제’ 취소 불구, 100만명 다녀가
축제 개최 실효성 의문 … 경제효과 빈약, 효율성 떨어져
구제역과 AI여파로 올해 열릴 예정이었던 제20회 광양매화축제는 취소됐지만 축제 기간과 3월말까지 약 100만명 정도의 상춘객들이 매화마을을 다녀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축제 기간 동안 120만명 정도 다녀간 것을 감안하면 축제가 없는 올해도 상당히 많은 관광객들이 광양을 찾은 셈이다.
결국 지난 20여 년 동안 축제와 홍보를 통해‘봄=3월=매화=광양’이라는 인식이 전국 상춘객들에게 자리 잡았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광양시는 축제와 관계없이 올해도 100만명 정도 다녀간 올해 사례를 바탕으로 앞으로 매화축제를 폐지시켜야 할지 유지해야 할지 검토에 들어갈 방침이다.
올해 100만명 가량의 상춘객들이 매화마을을 다녀간 배경에는‘매화=봄꽃=광양’이라는 인식이 확실히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축제를 보러오기 위해 매화마을을 찾는 것이 아니라 매화 자체를 즐기기 위해 광양을 방문한다는 것이다.
김문수 관광과장은“20여 년간 매화마을을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섬진강과 어우러지는 매화의 아름다운 모습이 국민들 머릿속에 인식된 것 같다”며“광양이 매화 브랜드를 확실히 선점하고 있음을 증명한 셈이다”고 밝혔다.
이런 까닭에 올해는 축제를 개최하지 않더라도 교통대란이 일어날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이 매화마을을 찾았다.
김문수 과장은“올해 매화마을 현장에서 관광객들의 이야기를 들어본 결과 축제 보다는‘매화’자체를 즐기기 위해 광양을 찾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관광객 입장에서는 어떠한 축제 프로그램보다 매화가 주는 매력이 가장 큰 것임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청매실농원을 중심으로 한 매화마을과 섬진강이 어우러진 자연이 가장 큰 메리트라는 것이다.
올해는 축제 프로그램만 없었을 뿐 지역주민들의 매실 등 특산품 판매 부스도 65곳 설치해 다압주민들이 판매했다. 여기에다 노점상과 각설이 타령 등도 지난해처럼 이어졌다.
김문수 과장은“각설이 타령은 지난해보다 한곳 더 늘어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며“주민들이 이에 대해 협조해주지 않으면 막을 방법이 없어 앞으로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교통질서
공무원 보다 외주 용역이 효율적
올해도 주말을 중심으로 교통 대란은 이어졌다. 한꺼번에 많은 차량들이 밀려오기 때문에 교통정체는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김문수 과장은“교통 혼잡은 불가피해 어쩔수 없다”면서“정체를 얼마나 짧게 하느냐가 관건이다”고 강조했다.
김 과장은“일방통행 구간을 제대로 유지하고 주변에 불법주정차하는 차량들을 정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열심히 강요하겠다”고 덧붙였다.
교통질서 유지에는 올해도 교통과를 중심으로 공무원들이 대거 동원됐다.
시에 따르면 1000여명의 공무원들이 이번 축제 기간 동안 교통정리 활동을 펼쳤는데 여기에 대해서도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무원들이 휴일 교통질서 유지에 동원돼 받는 특근 수당은 4만원인데 여기에 식비 등을 포함하면 1인당 5만원 정도 소요된다.
결국 이번 축제 기간 동안 5000만원 정도가 공무원들의 인건비로 나간 셈인데 차라리 이 예산이라면 차라리 전문 용역팀에게 맡기고 공무원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게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공무원들은 매화가 필 때면 해마다 축제 현장에서 관광객들의 온갖 민원에 시달리며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다 올해는 공무원과 관광객 사이에 주차 시비가 폭행까지 이어져 맞고소 하는 불상사도 발생했다.
현장에 있던 한 공무원은“전문 용역팀에 주차 질서를 맡기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며“해마다 3월이 되면 현장에 나가는 것이 정말 두렵다”고 하소연했다. 김문수 과장은“공무원들이 아무래도 전문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현장 질서 유지에 상당히 애를 먹고 있다”며“전문 용역팀에 외주를 맡기고 공무원들은 최소 인원만 두고 현장을 살펴보는 것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남의 동네 배불리는 매화축제
경제 실효성 의문
올해 100만명 정도 다녀갔지만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지역 경제에 큰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는 나오지 않는다. 경제적 실효성이 별로 없다는 것이 매화축제 폐지에 무게를 두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매화마을이 경남 하동 생활권이어서 실질적인 경제 효과는 대부분 하동으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김문수 과장은 “하동과 가까이 있다 보니 우리가 매화 브랜드를 키우고 싶어도 그 효과가 다른 동네로 갈 가능성이 높다”며 “실질적인 효과가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매화마을에 집중적인 투자를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결국 축제를 키우면 키울수록 반사이익은 하동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한 공무원은“해마다 교통질서 유지를 위해 이곳에 오지만 축제 효과는 확실히 하동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며“고생은 우리가 다하고 열매는 남의 동네에서 모조리 먹으니 축제를 왜 개최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문수 과장은“축제를 개최하는 것은 이를 통해 지자체 이름을 널리 알리고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인데 매화축제는 그동안 광양 브랜드를 널리 알렸지만 지역경제와 직접적인 연관을 짓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앞으로 축제를 유지할 것인지, 폐지할 것인지 시민들의 의견도 듣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 검토할 것”이라며“축제와 관계없기 기본적인 행정 서비스는 앞으로도 꾸준히 지속될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