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4급 승진, 나눠먹기 인사‘비판’
2개월, 6개월 국장…공로연수 원칙도 안 지켜
광양시가 지난 3일 단행한 승진 인사가 효율적인 행정을 펼치기 위한 진급인사라기 보다는 공무원 개인을 위한 나눠먹기식 인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번 인사는 4명이 4급 서기관으로 승진했지만 한명은 2개월, 2명은 6개월을 근무하고 공로연수에 들어가도록 돼 있어, 국장 명패만 달아주는 인사라는 지적이다.
광양시는 지난해 하반기 인사도 이와 비슷한 인사를 단행해 광양시의회와 공무원노조 등과 시민사회로부터 거센 질책을 받았으나, 또 다시 반복된 인사가 이뤄져 광양시 인사정책으로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정 시장이 이번 승진인사에서 업무추진 능력과 자질, 시정 발전 기여도, 임용직위에 대한 적정성 등 종합적으로 판단해 인사를 하겠다고 했지만 서기관 승진 인사에 이 같은 원칙이 지켜졌는지는 의문이다.
고참 위주의 서열식 인사 방식은 공무원들의 인사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뿐 아니라 능력 위주로 발탁하겠다는 정 시장의 인사 원칙에도 명백히 위배된 것이다. 물론 정 시장이 행정 운영을 과장급 중심으로 펼치고 서기관은 직원 관리형 위주로 펼치겠다는 뜻이지만 고급 공무원 인사방식을 서열식 중심으로 인사를 고집하고 있어 공직 내부에서도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공무원의 입장에선 여러 사람이 진급하고 퇴직하는 인사를 찬성할 수 있지만, 시장을 보좌하고 중요 정책을 결정하는 국장 자리가 단순히 나눠먹기식 자리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장이 업무를 파악하고 정책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1년 이상은 근무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정현복 시장은 취임이후 4급은 1년, 5급은 6개월 전 공로연수 원칙을 정해 시행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자리는 한정돼 있고 진급 시킬 사람은 많다 보니 2개월짜리 국장을 진급시키고 있다. 서기관 자리가 단순히 공무원을 위한 자리가 돼서는 안된다는 내부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한 공무원은 이번 인사에 대해“공무원 입장에서는 많은 사람이 진급하고 퇴직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지만 결국 시민들을 위한 인사 정책은 아닌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한편 앞으로 4급 서기관 승진인사는 공로연수 원칙에 따라 9월에 1명, 12월에 4명 정도의 승진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