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우롱‘게시판’…“차라리 없애라”

철 지난 소식 가득, 글씨 너무 작고 효과도‘미미’

2018-03-09     이성훈

읍면동 주민들에게 시정홍보와 지역의 각종 소식을 알리는데 역할을 하는 주민게시판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주민들이 제대로 볼수 없는 곳에 게시판이 있거나 게시물 글씨가 너무 작아 볼수 없는 경우, 정보를 제때 알리지 못해 해묵은 게시물이 너덜너덜 걸려있는 등 형편없이 관리되고 있어 차라리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민들이 인터넷과 스마트폰, SNS나 읍면동에서 전달해주는 문자 메시지로 지역 정보를 받는 것이 대부분인데 해묵은 게시판을 운영하면서 효율성도 떨어뜨리고 볼썽 사나운 게시판이 도시 미관도 해치는 등 부작용만 낳고 있다.

12개 읍면동 입구나 그 주변에는 주민들이 볼수 있도록 게시판이 설치되어 있다. 게시판은 각종 행사나 읍면동에서 알려야 할 사항, 수시로 바뀌는 제도나 정부 홍보 포스터 등을 게시해 주민들에게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밀려 현장 게시판이 제구실을 거의 못하고 있다. 읍면동 공무원들은 형식적으로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마저도 제대로 하지 않아 볼썽사납게 방치되어 있다.

중마동의 경우 주민센터 입구 화단에 게시판이 높게 설치되어 있어서 게시판을 보려면 화단 돌담위에 올라가서 봐야한다. 그마저도 포스터의 경우는 그림과 글이 보이지만 16절지에 10포인트 크기 정도의 글씨를 보려면 눈을 게시판에 바로 갖다 대야 겨우 볼수 있을 정도다. 게시판 위치도 그렇거니와 게시물 또한 너무 작아 보려고 해도 볼수 없다. 특히 중마동 게시판은 화단 위에 설치되어 있어서 그 구실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중마동은 지난해에 게시판을 철거하려고 했으나 예산이 없어 해를 넘기고 말았다.

중마동 관계자는“게시판 효율성이 떨어져 지난해 철거하려고 했으나 화단에 깊숙이 박혀 있어 철거할 경우 화단 전체를 공사해야 하는 까닭에 예산이 만만치 않게 소요돼 철거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지금은 주민자치센터 입구에 게시물을 많이 홍보해 주민들이 그곳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면서 “주민게시판이 무용지물이라는 것은 우리들도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게시물 글자가 너무 작다는 지적에 대해 담당 공무원은“충분히 지적할 만한 사항”이라며“크기에 대한 규정은 없기 때문에 앞으로 글씨를 좀더 키워서 시민들이 잘볼수 있도록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중마동 뿐만 아니다. 봉강면사무소의 경우 게시판 자체가 너무 낡은데다가 게시물도 낡고 오래돼 빛이 바랬다. 게시물도 2017년도 소식이 대부분이다.

옥룡면은 주민들이 쉽게 볼수 있는 위치에 있지만 게시물은 이미 지난 소식으로 채워져 있다. 진월면 게시판은 버스노선도를 게시물 유리벽에 붙여놓고 게시물 역시 지난해 소식들로 가득했다. 옥곡면도 해묵은 소식으로 가득했고 광영동과 금호동이 그나마 게시판 구실을 제대로 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읍면동이 프로그램 강사 모집이나 공문 등은 16절지에 10포인트 글씨를 써놓고 공고하고 있어 결국 형식에 치우치는‘탁상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주민게시판 이름 역시 읍면동별로 제각각 달라 어느것이 표준 게시판 이름인지 모를 정도로 통일이 안 돼 있다. 

중마동 게시판을 지켜본 한 시민은 “게시판에 깨알같은 글씨로 공고가 되어 있어 도대체 무슨 게시물인지 전혀 알아볼 수 없다”면서“요즘 시대에 게시판이 효율적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이런 식으로 읍면동이 앞으로 홍보한다면 시민들을 우롱하는 것 아니냐”며“철거를 하던지 획기적으로 개선하던지 선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