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광양전통숯불구이축제 현장을 가다

들썩들썩…가족•연인•친구와 함께 한 서민들의 즐거운 축제

2018-10-12     김영신 기자

며칠 동안 광양전통숯불구이 축제장을 지켜보면서‘전국 어느 지역이나 축제 모습은 똑같다, 식상하다’는 기자로서의‘까칠한 시선’보다 조금은 관대해져 보기로 했다.

가을 날,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코스모스 하늘거리는 서천변을 산책하다 △다양한 체험부스에서 추억을 쌓고 △평소 노래실력을 뽐내고 싶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노래방보다 좋은 음향시스템이 준비된 큰 무대에서 기량을 겨루고 △저녁이 되면 천하일미 마로화적 숯불구이로 식도락을 즐기고 △각 봉사단에서 차린 바자회 부스에서 부침개와 막걸리에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즐기는 생기 없던 지역경제에‘돈맥경화’가 조금이나마 해소되는 말 그대로 서민들의 즐거운 축제였다.

서천변에서 카페·호프집을 운영하며 이번 축제기간 중 포장마차 부스를 한개 얻어 동백로타리 봉사단과 함께 운영한 서경숙 씨는“힘들어도 정말 좋다”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저녁 8시만 넘으면 암흑천지가 되던 광양읍은 골목골목에 주차할 곳이 없었고, 늦은 시간까지 소음이 이어졌지만 주민들은 특별히 불편을 호소하지 않았다.

읍사무소 옆 주택에 살고 있는 주민 윤모씨는“작년보다 올해가 더 사람들이 많이 온 것 같다”며“퇴근하고 오면 집 앞에 차 댈 곳이 없고 늦은 시간까지 소음이 이어진다”고 말하면서도 큰 불평은 하지 않았다.

신영식 축제추진위원장과 박훈 사무국장은 낮밤 가리지 않고 축제장 구석구석을 뛰어다니며 진행상황을 꼼꼼히 챙겼다.

신영식 위원장은“모든 준비가 마무리단계였는데 태풍 때문에 취소를 할 것이냐 연기를 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이 많았고, 준비가 거의 끝난 특설무대와 체험부스 등을 다시 원상태로 돌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며“하지만 작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성황을 이뤘다.

추진위원회와 읍사무소, 경찰, 소방 등 민과 행정의 긴밀한 협조체계, 소음, 교통 등으로 많이 불편했을 텐데도 협조해주신 주민여러분 덕분에 무사히 축제를 마칠 수 있었다”고 감사를 전했다. 하지만‘숯불구이 축제에 숯불구이 부스보다 봉사단 먹거리 부스가 더 많아 먹거리 장터 같았다. 여러 무명 트로트 가수들을 무대에 올리는 것 보다 장르별 임팩트 있는 가수나 예술인 등‘양보다 질’을 중요시하는 공연을 통해 전국에 숯불구이 축제를 더 많이 알림과 동시에 축제의 위상을 좀 더 높여갔으면 좋겠다’는 바람 등 시민들의 아쉬운 목소리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