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화상카메라 수의계약, 민관합동조사…의혹 재확인 수준

열화상카메라 수의계약 특혜 논란을 두고 지난달 21일부터 진행된 민관합동조사가 마무리됐지만, 언론에서 초기에 제기됐던 의혹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손소독기 구입 의혹과 3월 구입한 열화상카메라의 적정성 문제 등을 추가로 확인했으나, 정작 수의계약 문제는 뚜렷하게 밝히지 못하면서 민관합동조사의 한계를 드러냈다.

광양신문은 지난 16일 먼저 입수한 열화상카메라 관련 조사결과 보고서를 보면 조사위는 약 33일간 △열화상카메라 26곳, 35대 △살균소독기 10곳, 10대를 확인했다. 당초 6명에서 한명이 빠진 5명이 위원으로 참여했고, 시의원 2명, 사회단체 관계자 1명, 광양시명예감사관 1명, 시청 감사실 관계자 1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현장조사와 서류조사를 병행해 △열화상카메라 및 살균소독기 구입관련 전반 △관련 성능 △구입 시 지방계약법 규정 준수 여부 등을 점검했다.

그 결과 3월 중 구입해 설치한 열화상카메라는 온도감지 허용오차가 최대 5도로 차이가 커 체온 측정에 부적합함을 확인했다. 국가공인기관에 의뢰해 표준오차를 줄이거나 불용품 매각 후 교체를 제안했다.

이어 수의계약 논란이 된 체온측정 카메라는 당초 계약 품목과 실제 국가공인기관에서 교정확인을 받은 품목의 명칭이 다름도 확인했다.

수의계약은‘안면인식 체온측정 카메라’를 구입하기로 했지만 실제로는‘적외선 복사온도계’를 구입한 것이다.

그러나 계약과 실제 품목 명이 다른 것에 대한 사후 조치 제언은 없었다.

이에 대해 조사위 위원장을 맡은 백성호 시의원은“체온측정 카메라로 구입했지만 최근 식약처 발 의료기기 문제가 불거지다보니 명칭도 변경하고, 체온 측정 시 나오는 문구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민관합동조사다보니 불용품 처리를 할지, 환수를 할지 등에 대한 기준을 세우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대신 담당부서가 성능에 대한 문제를 교정해 정확한 온도가 측정될 수 있도록 확인하고 다시 조사위에 보고를 해달라고 주문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조사위는 △열화상카메라 구입 전 수요조사 당시 현장컨트롤타워인 보건소가 건의한 열화상카메라는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 점 △전체 28대를 재난관리기금으로 일괄 구입할 수 있었음에도 복지재단 기금과 나눠 구매한 점 △시청 총무과가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발송한 수요파악 서식을 변경 후 소요예산액을 1대당 260만원으로 신설·명시한 점 △이후 업체의 열화상카메라 1대당 가격이 260만원이었던 점 △열화상카메라 물품 본사의 전남총판이나 광양사업소가 아닌, 관련 종목이 없고 CCTV 관련 사업자 등록을 한 웰서비스와 수의계약을 한 점 등을 예로 들어 업체가 정해진 밀어주기식·쪼개기 수의계약이라고 판단했다. 

살균소독기 역시 비슷한 경위로 수요조사를 거쳐 총 10대를 각각 4대·6대로 나눠 구입했으며, 납품업체가 수의계약 약 10일전 사업자를 냈고, 실적이 전무한 상황에서 수천만원의 수의계약을 진행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명시했다.

백 의원은 “조사위 내 전문가가 없었고, 수사권도 없다보니 서류와 현장 확인에 한계는 있었다”며 “시청의 업무 담당자도 수의계약 사유 등 조사위의 문제 제기에 말을 바꾸는 행위를 반복하는 등 조사과정 중 아쉬움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