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이전’논란…시민단체, 상인들 강력 규탄

일부 상인들‘이전 요구’현수막 게첩 언론보도 후‘광양 불매’전국적 망신 시민단체들, 지난 20일 기자회견 열고 “이전 반대…다시 논란거리 되지 않길”

2020-11-20     이정교 기자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광양읍 역사문화관 일원에 있는 광양 평화의 소녀상 앞에‘소녀상 이전’을 요구하는 현수막이 게첩됐다.

당시 현수막에는‘시민 혈세로 보상한 땅에 불법 점유한 소녀상을 이전하라’,‘소녀상이 원도심 상권을 살린다는 거짓 선전선동 중단하고 사과하라’ 등의 문구가 적혔다.

이 상황이 언론보도를 통해 전국적으로 크게 이슈화 되면서“올바른 역사의식이 부족한 광양은 관광도 가지 말아야 한다”는 등 망신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현수막 하단에는 읍내리 이장단을 비롯해 △동외리 부녀회 △원도심 상인회 △매일시장 상인회 △동외리 운영위원회 △도시재생 상가분과위원회 등의 단체가 명시됐지만, 인근에서 요식업을 하고 있는 상인 개인의 돌발 행동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강한 비난 여론이 일자 현수막은 급하게 철거됐지만 여전히 비난 여론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20일 △광양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광양시민단체협의회 △광양시여성단체협의회 등 소녀상 건립에 참여했던 시민단체들이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당시 소녀상을 세우기 전에도 상인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원만한 협의 후 세울 수 있었다”며“그런데 또 다시‘소녀상으로 인해 장사가 안된다’며 시민단체를 불법을 자행한다는 식으로 매도했다”고 규탄했다.

이어“현수막 게첩으로 인해 광양은 역사의식이 왜곡된 도시가 됐고, 순수한 마음들이 모여 건립된 소녀상이 폄훼됐다”며“한 개인의 잘못된 인식과 돌출행동임을 알게 되니 앞으로 언제 또 발생할지 마음이 착잡하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는“원도심 상권 활성화가 안되는 큰 이유는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전국적 상황과 지역 곳곳에 중·대형매장이 생겼기 때문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며“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녀상 때문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인식에 시민으로서 분노 한다”고 성토했다.

끝으로“소녀상이 더 이상 장사가 되고 안 되고의 논란거리가 되지 않기를 바라고, 청소년들에게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영원히 보존해 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소녀상 이전 반대’는 물론 △현수막이 게시된 경위 △소녀상 이전 요구·사회단체 매도한 상인의 사과 △소녀상과 원도심 상권 침체의 객관적 근거 제시 등을 요구했다.

강필성 광양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무처장은“지난주 현수막을 게시한 사람들의 요구는 소녀상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시의 정책 추진 요구라는 해명을 들었다”며“그 말이 진심이길 바라고, 광양시도 상인들과 머리를 맞대고 행정적 지원에 대한 고민과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