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파 방송을 타다
공중파 방송을 타다
  • 김승희·황규원 부부(가남농원)
  • 승인 2009.04.08 21:49
  • 호수 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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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2년차 드디어 공중파 방송을 타게 되었다. 광주방송 KBC ‘여성농업인 CEO’라는 프로그램으로부터 제의를 받고 출연하게 되었다. 난생 처음 촬영이라는 걸 하면서 방송이 어떻게 해서 나가게 되는지 알 수 있었다. 긴장도 되었지만 일상생활을 그대로 찍어간다고 생각하니 점점 마음이 편해지면서 오히려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5분의 방송 분량을 위해 하루를 꼬박 촬영하였다.

매실이 여물어 가는 5월 말경에 첫 방송이 나갔고 6월에 접어들어서는 매스컴의 세례를 받았다. 방송이 나가자 여기저기서 전화가 걸려왔고 멀리서 야생화를 보러 오는 분도 계셨다.매실수확이 한창인 어느 날. 특허청으로부터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1년3개월 만에 특허를 획득했다는 내용이었다. ‘초스피드 특허’라는 제목으로 광양신문에도 실리게 되었다.이어 MBC생방송 아침프로그램 촬영을 하게 되었는데 매실 수확과 맞물려 너무나 힘들었고 촬영하는 날은 하루 내내 다른 일을 할 수가 없었다. 방송 촬영을 해놓고도 쑥스러워 아는 분들께 방송을 보라는 얘기도 못하였고 방송에서 내 모습을 본다는 것도 왠지 부끄러웠다.

MBC공감 특별한세상 아침 프로그램도 촬영하게 되었는데 이제는 촬영이 싫었다. 일도 못할 뿐 아니라 신경도 많이 쓰였고 준비하는 뒷일들이 더 힘들어 웬만하면 거절하고 싶었다. 촬영을 한다는 것은 엄청난 스트레스였다. 6월의 매실수확이 거의 끝나갈 무렵. 또 한 차례 방송 제의를 받게 되었는데 6시 내 고향 아름다운 귀촌일기를 촬영하자는 것이었다. 몸도 마음도 너무 지쳐있었다. 1박2일을 촬영해야한다는 소리에 기절할 것 같았고 도저히 할 수 없다고 거절 하였다. 그러나 작가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전화가 걸려오면 몇 시간씩 통화를 이어갔다.

주변 아는 분들은 6시 내 고향은 꼭 촬영하라고 권유했다. 스트레스는 나 혼자만의 몫으로 남았다. 몸도 마음도 다 귀찮은 상태였는데 촬영날짜를 잡기 전 서울에서 PD와 작가가 답사를 내려왔다. 확인 후 촬영날짜를 잡았으니 찍기는 찍어야하는데 1박2일이라 정말 걱정이 앞섰다. 모든 준비를 다해야하는 한다는 것, 촬영하면서 음식까지 신경 써야하고 동네 분들을 초대하는 프로그램으로 짜여 있다 보니 더 신경이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