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을 다시 생각한다
노동절을 다시 생각한다
  • 유현주 민주노동당 광양시위원회 위원장
  • 승인 2009.04.30 11:45
  • 호수 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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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5월 1일 날 체육대회에 올 수 있어?”
초등학교 딸아이가 문득 나에게 물었다. 요지는 체육대회에 부모와 함께 하는 율동이 있는데 꼭 연습해서 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체육대회를 많은 부모들과 함께 하기 위해 일하는 부모들이 쉬는(?) 날로 잡은 취지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지만, 노동절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노동절은 노동자들의 숨은 노고와 노동의 의미를 되새기고 현재의 노동 문제를 함께 공감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만들어진 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23년부터 ‘노동시간단축, 임금인상, 실업방지’를 요구하며 노동절 행사를 시작한 이래 1945년까지 노동절 행사를 계속 진행했다. 그러나 이승만·박정희 독재정권 시절, 노동절은 공산괴뢰도당의 선전선동행사라는 반공논리로 3월 10일 근로자의 날로 빼앗겼다가 90년 100주년 노동절에서야 참된 노동절을 되찾게 되었다.

오늘날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닥치면서 우리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심적·물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위기감에 낮은 임금은 여전하고, 청년실업은 130만 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노동기본권은 여전히 보장되지 않고 있다.
임금노동자 1500만 명중 비정규직이 이미 50%를 훌쩍 넘는 850만 명에 달 함에도 임시국회에서는 비정규직 2년 의무고용기간을 4년으로 연장해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늘리려고 하고 있다.

당장 광양에도 포스코 하청업체 노동자 4명이 부당해고를 당해 500일 가까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으며, 최저임금을 위반한 사업장, 구조조정과 폐업으로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모는 사업장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올해로 119주년을 맞이하는 노동절에 노동관련 단체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각별한 관심을 갖고 공동의 행동을 준비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지난해 이맘때부터 전국을 달구던 촛불들도 이번 노동절에 함께 모인다. 경제위기의 책임을 노동자, 국민들에게 전가하고 여전히 1% 부자들만을 위하는 이명박 정권에 대해 다시 한 번 국민들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노동절에 노동의 의미를 되새길 여유도 없이 일터로 나가 고된 노동에 자신의 몸을 맡기는 노동자, 하루 일당이 아쉬워 어쩔 수 없이 일터로 향하는 노동자들이 무수히 많음을 기억했으면 한다.
더불어 우리 시민 모두가 119주년 노동절을 맞이하여 한번쯤 노동의 의미를 되새기고 노동자들이 무엇을 요구하고 왜 투쟁하고 있는지 관심 있게 지켜봐 줄 것을 부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