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사적지 구 도청은 원형보존 되어야 한다 (하)
5.18사적지 구 도청은 원형보존 되어야 한다 (하)
  • 광양뉴스
  • 승인 2009.05.14 10:55
  • 호수 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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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점 기 광양진보연대 상임대표

구 도청 주변에 민주 인권 평화를 주제로 하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건립하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구 도청 건물 중에 도청본관과 민원실 경찰청본관과 민원실 등 변형된 “ㅁ”자 꼴의 건물이 남아있고 나머지 건물은 철거된 상태이다. 보존이냐 철거냐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건물은 구 도청 본관 중에 절반이 넘는 오른쪽(분수대에서 바라볼 때)부분으로 최근에 검은 천으로 둘러져있어서 현장에 가보면 쉽게 구별이 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은 계획대로 차질 없이 추진되어야 하지만 건립 목적인 민주 인권 평화의 취지에 맞게 건립되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5.18민중항쟁의 역사적 현장에  핵심건물인 구 도청이 원형대로 고스란히 보존되어야 한다는 것이 원형보존을 주장하는 단체와 사람들의 입장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구 도청 본관은 건립시기에 따르자면 해방이전에 건립된 민원실과 본관 그리고 70년대에 기존본관 건물에 나란히 이어 건립된 우측본관으로 나눌 수 있다. 굳이 나누어 부르자면 일제시대 건립된 부분을 구본관이라 하고 70년대 지은 부분을 신본관이라 부를 수 있겠으나 수 십 년을 넘게 별다른 구분 없이 통 털어 본관으로 불러왔다.

그런데 최근에야 정부추진단이 70년대 증축한 본관건물을 별관으로 부르며 하찮은 건물임으로 철거해도 문제될게 없다는 투의 대대적인 홍보선전에 나서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지난 2월부터 구 도청 원형보존을 위해 5.18유족회와 부상자회가 구 도청 안에서 농성 중에 있고 3월 30일 광주전남진보연대의 기자회견에 이어 4월 9일에는 45명의 광주전남 지역 대학교수들이 원형보존 입장을 성명서를 통해 발표하였다.

4월15일에는 광주전남지역 공무원노조협의회에서 그리고 4월 28일에는 광주지역의 원로 인사인 지선 현지 스님과 조비오 신부님, 강신석 목사님, 문병란 교수님, 리명한 민족문학작가회의 상임고문님, 정해숙 전 전교조위원장님 등 열 여섯 분의 원로들이 보존입장을 천명한데 이어 4월 30일에는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에서 보존입장을 발표하였다.

지난 4월 25일에는 원형보존 제1차 시민결의대회가 노동자 학생 유족회원 시민이 함께한 가운데 다양하고 규모 있게 진행되었다.

우리가 원형대로 지켜내고자 하는 구 도청은 5.18항쟁 당시 수많은 시민들이 한데 모여 토론했던 직접 민주주의의 산실인 민중민주광장 분수대와 인접해 있는 민주성지이다.

또한 우리가 지키고자 하는 구 도청 우측본관은 “우리는 오늘 이 싸움에서 질 것이다. 그러나 역사는 우리를 반드시 승리자로 만들고야 말 것이다”라는 말을 남긴 윤상원 열사가 5.27 도청 탈환에 나선 군대에 맞서 항쟁의 심장부 구 도청을 사수하다 30여명의 동지들과 함께 산화한 바로 그곳이다.

마지막 항쟁의 순간 직전에 연행된 164명의 동지들 역시 본관에서 연행되었으니 구 도청 본관은 좌우측 통 털어 5.18항쟁의 역사적 현장 그 자체이며 피어린 항쟁의 심장이자 핵심인 것이다. 정부당국이 이러저러한 구차한 이유를 들이대며 철거를 강행하는 법적 집행절차를 밟고 있지만 우리 민주시도민은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공간인 것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원형보존대책위와 대화에 나서야 하며 설계변경에 적극 임해야 한다. 철거를 강행한다거나 원형보존 투쟁을 빌미로 지역사회 분열 책동과 문화의 전당 사업을 지연하는 등 기만적인 행보를 일삼는다면  광주전남시도민은 물론 범국민적인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한편 우리 민중들은 구 도청 원형보존 사업을 계기로 하여 한 세대가 교체되는 분기점인 30주년을 한 해 앞둔 시점에서 다시 한 번 오월항쟁 정신을 되새기고 바로 세워 이후 세대에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 올해 5.18기념행사 슬로건으로 채택된 “민중의 뜻대로 다시 오월이다”라는 의미를 깊이 새기며 지금부터라도 오월 정신 계승 실천 방안을 활발하게 발전적으로 토론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