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前 대통령 서거를 애도하며
노무현 前 대통령 서거를 애도하며
  • 광양뉴스
  • 승인 2009.05.28 11:16
  • 호수 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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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가운데 우리 지역에서도 추모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분향소가 차려진 시청 앞 야외광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시민들의 조문이 줄을 잇고 있으며 침통하고 애석한 마음으로 헌화와 함께 절을 올리고 있다.

가족에게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봉하마을 뒷산에서 뛰어내린 노 전 대통령. 전직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은 주말 아침 온 나라를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까 생각하면 참담한 심경을 금할 수 없다.

지방 출신. 빈농 아들. 고졸. 인권변호사. 재야정치인. 만년 야당. 그 모두를 합한 것이 노무현이다. 대한민국 주류는 한 번도 그런 비주류가 최고의 권력이 됐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국민들은 인정한다. 그는 권위를 내세워 행사하려는 권력에 항거했고 지역을 가르는 패거리 정치, 차별을 불러오는 가진 자에 맞섰다. 정치인으로서 그는 부패와 악습으로 얼룩진 이 땅의 정치개혁에서부터 망국적인 지역구도 타파, 법과 원칙이 지켜지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려 했다.

사람으로서의 그는 항상 힘없는 서민들 편에 서려고 했던 진짜 보통사람이었다. 이제 우리는 불과 1년 3개월여 전까지만 해도 대통령이었던 국가 지도자를 잃었다. 우리 정치사에서 다시는 이런 불행하고도 비극적인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는  개인적인 억울한 감정과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떠나 비통한 마음으로 애도하고 있다.

하지만 고통에 가슴이 터질 것 같아도, 그가 품었던 오래된 생각을 아주 잊지는 말자. 우리 시대 흔치않았던 진정한 서민대통령으로 불의에 화합치 않고 높은 절개로 외로웠던 지도자를 기억하자. 다시 한 번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진심으로 애도를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