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특성화로 경쟁력 키운다
골프 특성화로 경쟁력 키운다
  • 최인철
  • 승인 2009.12.17 09:57
  • 호수 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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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교육으로 일석삼조의 효과


탐방-광양남초등학교


전교생 44명에 불과한 농촌학교가 골프 특성화 학교를 선언하면서 부흥을 꾀하고 있다. 바로 지난달 28일 골프연습장 기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골프특성화 학교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광양남초등학교(교장 강수일)이다. 벌써부터 전학문의를 하는 학부모의 상담이 줄을 잇고 있다.

광양남초는 지난달 28일 총동문회의 지원으로 1547제곱미터(467평)의 면적에 9타석 60미터 규모를 갖춘 골프연습장 기공식을 가졌다. 총 사업비 1억5600만원이 소요되는 건축비는 총동문회가 부담해 시행된다. 모교를 살리기 위한 동문들의 노력이 골프 특성화라는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 힘이 됐다.

손학영 총동문회장은 “해마다 모교가 폐교 대상학교로 오르내리면서 어떻게 하면 학교를 살릴 수 있을까하는 게 모든 동문들의 고민이었다”며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던 중 전 국민의 사랑을 받고 대중화 된 골프분야를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나에게나 모교가 폐교위기를 겪고 있는 것은 가슴 아픈 현실 아니겠냐”며 “이번 골프 특성화를 계기로 자라는 후배들이 학력과 인성을 두로 갖춰 어느 도심학교 못 지 않는 경쟁력을 갖추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강수일 광양남초 교장도 동문들의 이 같은 지원에 감사의 뜻을 잊지 않았다. 그는 “동문들의 열의가 상당하다. 시골학교 답지 않게 동문들의 교육 참여가 활발하다”며 “학교발전을 위해 장학금 지급은 물론 통학버스 지원에도 힘을 쓰고 있다. 특히 동문회 차원에서 거액을 들여 골프연습장을 건립하고 모교발전의 토대를 마련해 준 사례는 아마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교장은 “골프 특성화로 인한 학부모와 학생의 기대치가 크다. 학생 유입에 많은 효과를 미친다”며 “학생 상당수가 골프 하겠다고 지원하고 있는 만큼 우선 방과 후 학교의 한 부서로 추진하다 유능한 아이들이 나오면 선수 육성도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양남초는 골프연습장이 완공되고 나면 프로강사를 초빙해 전교생에게 골프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광양남초는 해마다 전남교육청 등으로부터 폐교가 논의돼 올 만큼 위기를 겪었던 학교다. 사곡분교장이 폐교되자 광양남초는 옥룡초-옥룡북초의 통폐합 논의와 함께 매번 폐교 1순위로 지적돼 왔다. 젊은 사람들이 다 도심으로 떠나버리는 현실 속에 광양남초의 존립은 시한부 인생과 같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 교장은 그러나 “학교를 없애는 것은 쉬우나 다시 설립은 힘들다”며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추진되는 농촌학교 폐교문제에 분명한 반대를 표시했다. 이는 학부모나 동문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학부모나 동문들의 학교 살리기의 노력은 큰 힘이 되고 있다.

경쟁력 제고를 위한 광양남초의 선택은 독서교육이었다. 강 교장은 “부임 이후 느낀 것은 학력수준이 다소 떨어진다는 것이었고 조부모 세대 등 학교교육의 조력자가 부족하고 관심도 낮다는 평가에 따라 우선 학습의 기본이 되는 독서교육에 중점을 두고 교육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독서교육은 학교장이 직접 챙긴다. 각 요일마다 학년별 독서대화 시간을 갖고 이는 교장이 직접 지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생각과 심리 등을 파악하는 상담효과도 누릴 수 있어 독서, 학습바탕 마련, 상담 등 일석 3조의 열매를 얻고 있다. 이 결과 광양남초 학생들의 평균 독서량은 년간 76권이 훌쩍 넘는다. 독서토론 등을 통해 안정적인 학습 분위기를 유지하고 공부하는 분위기 형성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사들의 열정이다. 광양남초는 강 교장과 김길환 교감의 학교경영에 열정을 갖춘 1-2학년 담임 성명희, 3학년 김경희, 4학년 강준구, 5학년 도은미, 6학년 기현주, 유치원 이경아 교사가 열정을 다해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강 교장은 “모든 교육은 교실에서 이루어진다. 때문에 교육자의 사명감과 책임감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초등학교 교육은 전문인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이 아니다. 삶의 기본을 닦는 교육기관이다”며 “너무 공부만을 강조하면 아이들의 정서와 심리의 악영향은 물론 학습 과부하가 걸릴 수 있는 만큼 여유롭고 학교 분위기를 통해 올바른 인격형성에 초점을 맞춘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인지 광양남초에는 기초학력 미달자가 단 한명도 없다. 무엇보다 밝고 웃음이 넘쳐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행복함이 묻어난다.

광양남초는 현재 실력 튼튼이 반과 서예, 한자, 컴퓨터, 영어. 음악줄넘기 등 전교생이 무료로 참여하는 방과 후 학교를 운영 중이다. 그러나 교육을 학습 위주가 아닌 여유로운 교육과 자연친화적인 학교를 조성할 방침이다. 경쟁만 강조하는 교육현실을 벗어나 정서적인 교감이 가능한 학교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골프와 독서교육을 통해 돌아오는 학교로 만들겠다. 하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이 성적 향상의 기쁨보다는 학교생활이 행복하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하는 강수일 교장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