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어엿한 학부모랍니다”
“나도 이제 어엿한 학부모랍니다”
  • 이성훈
  • 승인 2010.03.04 09:11
  • 호수 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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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서 시집온 박미나 씨 “아들 입학에 마음이 뿌듯”
“보석 같은 우리 제민이, 앞으로 항상 튼튼하고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어요. 공부도 열심히 하고…”
부모의 입가에는 환한 웃음이 번졌다. 처음으로 학교에 아이를 보냈으니 이제 어엿한 ‘학부모’다. 그토록 듣고 싶어 하던 학부모 소리를 듣고 보니 책임감은 더욱더 남다르다.

엄기선ㆍ박미나 부부. 이들에게는 세 아들이 있다. 지난 2003년 2월 결혼했으니 올해로 결혼생활이 7년째 접어든다.

엄 씨의 부인인 박미나 씨의 고향은 필리핀이다. ‘메조이’라는 필리핀 이름을 가지고 있는 그는 지난 2006년 국적을 취득, 어엿한 한국인으로 살고 있다. 당연히 오는 6월 열리는 지방선거에서도 당당히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친언니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난 박 씨는 지난 2일 중앙초에 입학한 아들 제민 군을 비롯, 3형제를 두고 있다.

박 씨는 이번 달부터 찾아가는 외국어강사로 활동하며 어린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칠 예정이다. 한국말을 제법 잘하는 그는 “첫 아이가 입학한다고 하니 마음도 설레고 뿌듯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박 씨는 “사실 우리 제민이가 학교에 가서 공부를 잘할지, 친구들과 잘 어울릴 지, 선생님 말을 잘 들을지 궁금하다”면서 “그동안 착하게 자라 앞으로 학교생활을 열심히 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기대했다.

제민 군은 “새로운 친구들과 어울리게 돼 기쁘다”며 “공부도 열심히 하고 친구들을 잘 사귀겠다”며 웃었다. 제민 군은 이어 “아빠, 엄마가 잘 키워준 덕택에 이제 입학을 하게 됐다”면서 “부모님 속 썩이지 않는 효자가 될 수 있도록 더욱더 노력하겠다”며 의젓함을 보였다. 

아버지 엄기선 씨는 “학부모가 됐다는 사실이 뿌듯하지만 이제 제민이를 비롯해 나머지 두 아들도 입학하면 교육비가 염려되기도 한다”면서 현실적인 고민을 털어놨다.

한국 음식도 잘 하는 박미나 씨는 “이제 한국 사람이 된지 4년이나 됐다”면서 “감자탕, 매운탕 등 여러 가지 한국 음식을 잘한다”며 자랑했다. 또 “한국 음식은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편이다”고 웃었다. 남편 역시 “아내의 음식 솜씨는 최고”라고 추켜세웠다. 이들 가족에게 거창한 목표는 없다. 단란한 가정 속에서 커다란 행복을 느끼는 것이 가족들의 가장 큰 바람이다. 엄기선 씨는 “아들이 축구를 좋아해 앞으로 훌륭한 축구 선수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박미나 씨는 “늘 그래왔던 것처럼 착하고 항상 주위 사람들을 되돌아볼 줄 아는 인성을 더욱더 키워나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엄 씨는 “가정을 꾸리고 사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면서 “아내와 아이들을 보며 더욱더 가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머나먼 곳에서 이곳까지 찾아와 나와 인연을 맺은 아내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박미나 씨는 “나도 이제 학부모가 된 만큼 더욱더 책임감을 가지고 아이 교육에 정성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학부모가 된 부부는 아이들 교육에 더욱더 관심을 갖겠다고 한다. 결혼 이민자가 아닌 어엿한 한국 사람이자 광양 시민인 박미나 씨. 그의 바람은 이제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당차게 살아가는 삶을 일궈나가는 것이다.
취재 협조 : 광양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