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영청 밝은 대보름달 지역발전 소망하세
휘영청 밝은 대보름달 지역발전 소망하세
  • 최인철
  • 승인 2010.03.04 09:42
  • 호수 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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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영집돌림농악-용지큰줄다리기 재현

광영집돌림농악-용지큰줄다리기 재현 정월 대보름이다. 보름 가운데도 큰 ‘대’자가 붙은 그야말로 보름 가운데 왕이다. 조상들은 대대로 정월 대보름은 음력 1월 15일로써 풍성한 먹거리와 놀이가 있는 전통 축제일이다. 아홉 가지 나물에 고소한 잡곡으로 만든 오곡밥을 먹으며 건강을 기원했고 한 해의 길흉을 점쳤다.
어디 그뿐인가. 아침 인사 대신 상대방 이름을 부르며 ‘내 더위 사가라’며 더위를 팔면 그 해 더위를 먹지 않는다는 재미난 풍속도 남아 있다. ‘부스럼을 깬다’고 해 온가족이 둘러앉아 밤이나 호두, 땅콩 등을 깨 먹으며 하루를 풍성하게 보냈다

보름의 유래는 삼국유사 권1 ‘기이(紀異)’편 사금갑조(射琴匣條)에 나타나 있다. 까마귀가 소지왕을 인도해 위급을 면하게 했고, 그 후로 매년 첫 번째 돼지, 쥐, 말날에는 백사를 삼가고 감히 동작을 아니하며, 15일을 ‘오기일’이라고 해 찰밥으로 제사지내니 지금에도 행하고 있다.

‘달도’라는 말은 오기일과 첫 번째 돼지날, 쥐날, 말날들의 속말로 백사를 삼가는 날이다. 이 신일이나 달도라는 말들은 이 명절과 뜻있는 날들에 마음이 들떠서 좋아하지만 말고, 삼가고 조심성 있는 마음가짐을 일깨우던 뜻이 깃든 날인 셈이다.


정월 대보름이면 달집태우기를 비롯해 쥐불놀이, 집돌림 농악 등 다양한 행사가 마을마다 또 다른 특색을 갖고 열린다. 광양지역 대표적인 대보름날 행사가 광영집돌림농악와 용지큰줄다리기다.

광영동은 원래 바닷가를 끼고 있는 반농반어지역으로 해태를 비롯한 수산물로 생계를 유지했던 곳으로 대보름을 맞아 풍년과 풍어를 기원하는 집돌림농악이 옛 가락을 타고 남아 있다. 당산제라는 형식을 빌어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를 정성스레 올린 뒤 마을 가가호호를 돌며 액은 물러나고 복을 불러들이는 신나는 풍물굿을 벌였다.

집안에 들어가기 위해 대문 앞에서 굿을 하면서 집주인을 불러내고 집주인이 들어오라는 손짓을 하면 들어가 농악을 쳤다. 부엌굿으로 “만구잡신은 저 물아래 몰아내고 명과 복과 처드리세”라고 했고 곡간굿으로 “앞으로 보니 천석꾼 뒤로 보니 만석꾼”이라는 고사소리로 만복을 기원했다.

또 대미인 마당굿은 “올 한해에도 무병무탈 하옵시고 소원성취 하옵소서”라는 고사소리가 드높이 퍼졌다.
원래는 큰골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큰골집돌림농악으로 불렸으나 현재는 광영집돌림농악으로 몸집을 불려 해마다 대보름이면 온 동네가 벌이는 마을잔치로 발달했다.


태인동 용지마을에서만 볼 수 있는 용지큰줄다리기는 김의 풍년을 기원하는 기원제 형식을 띤다. 마을 골목길을 경계로 안마을(암줄)과 아랫마을(숫줄)로 나뉘어 줄다리기를 하게 되는데 그 모양새가 사뭇 남녀상열지사로 사람들의 흥을 돋운다.

정월 초닷새가 되면 가가호호 짚을 걷어 큰 줄을 만든다. 팔뚝크기의 줄을 다시 세줄로 엮어 꼬아 큰 줄을 만들고 14일 이전에 완성한 뒤 15일 안마을과 아랫마을이 줄다리기를 견주되 안마을이 이겨야 김풍작이 이루어진다는 설 때문에 안마을이 이기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용지큰줄다리기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여성의 참여가 배제된 채 남성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대보름날 대표적인 대동놀이다. 대보름날을 맞아 광영집돌림농악과 용지큰줄다리기는 올해에도 어김없이 재현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고 지역발전과 가족들의 건강을 소원했다. 이밖에 광양지역에서는 매년 대보름이면 광양문화원이 주관하는 달집태우기를 선두에 두고 쥐불놀이 등 각 마을마다 다양한 행사가 개최됐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대로 된 일꾼이 선택되기를 바라고 먹고사는 문제도 더욱 풍성해지기를 바라는 마음 이다. 무엇보다 갈등은 해결되고 화합은 더욱 굳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득한 대보름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