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치없는 광양시 불법주정차 단속 자격 있나
염치없는 광양시 불법주정차 단속 자격 있나
  • 이성훈
  • 승인 2010.08.23 09:44
  • 호수 3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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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시는 지난 16일부터 나흘간 을지연습을 실시했다. 을지연습은 군인, 관청, 민간이 더불어 적의 침략에 대비하여 전국 주요 도시에서 해마다 실시하는 훈련이다. 지난 16일에는 공무원 대부분이 오전 6시에 출근했으며 이후 목요일까지 오전 8시에 전 직원이 출근, 을지연습을 소화했다.

하지만 을지연습 기간 동안 시청을 이용한 시민들은 어느 때보다 더 불편을 겪어야 했다. 민원인 주차장 이용 문제 때문이다. 

광양시청 공무원들은 을지연습을 핑계로 청사 앞 민원인 전용 주차장에 버젓이 주차하는 행태를 보였다. 기자가 직접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현장을 점검한 결과 오전 8시 이전에 상당수 공무원 차량이 민원인 주차장을 버젓이 사용하고 있었다.

또한 빈 공간에도 주차를 하는 바람에 이른 아침부터 청사 앞 주차장은 공무원 차량들로 가득했다.
현장 점검을 하고 있을 때에도 공무원들은 거리낌 없이 민원인 주차장을 이용하고 있었다. 간부부터 말단 공무원까지 다양하다. 공무원들이 이른 아침부터 민원인 주차장에 주차를 하면 퇴근 전까지 대부분 차량이 주차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불편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간다.

을지연습이기 때문에 특수성을 감안해야 할까. 이 기간 동안만 그랬다면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공무원들의 민원인 주차장 이용은 고질적인 문제다. 시에서 단속을 한다 해도 그때뿐이다. 평상시에도 이른 아침에 민원인 주차장 곳곳에는 공무원들이 주차를 하고 있다. 주차장 이외 빈 공간에도 주차하는 등 불법이 아닌 편법을 사용하고 있다.

기자는 매주 아침 일찍 시청에 신문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공무원들의 민원인 주차 이용 상황을 잘 알고 있다. 그동안 수차례 문제도 제기했다. 하지만 그때뿐이다. 자신들조차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어떻게 불법주정차 단속을 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이성웅 시장은 매일 아침 출근할 때 도대체 무엇을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 시장은 공무원들 인사만 받을게 아니라 정문에 들어서면 주차장 한 바퀴를 돌아보길 바란다. 시청 로고가 선명히 박힌 공용차량부터 시작해 간부들 차량까지 다양한 공무원 차들이 민원인 주차장을 뻔뻔하게 이용하고 있다.

공무원들이 이렇게 거리낌 없이 이용하는 이유는 단속이 허술하기 때문이다. 민원인 주차장을 이용하는 공무원들에게 패널티를 적용한다고 하지만 제대로 지켜지는지 의문이다. 시장이 영을 제대로 세우지 않으니 간부 공무원들부터 시작해서 번번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이다.

대부분 공무원들은 청사밖에 주차를 하고 걸어서 출근한다. 일부 공무원들이 자신들만의 편의를 고집하기 때문에 공무원 전체에 욕을 보이고 있다. 이 시장은 다시 한 번 공직을 바로잡기 바란다. 민원인 전용주차장 푯말을 붙여놓고서 이곳을 공무원들이 이용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또한 민원인 주차장 이외의 빈 공간도 시민 몫으로 남겨둬야 한다. 빈 공간을 단속하지 않으면 민원인 주차장 단속은 흐지부지 되고 만다. 물건 이동, 외부 손님 영접 등 급한 상황이 아니면 평상시 청사 앞 공간은 시민들에게 양보해주길 바란다.

민원인 주차장은 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가장 작은 약속 중 하나이며 서비스다. 이 약속은 시민 생활과 밀접하기 때문에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그 피해는 시민들이 바로 느낀다.
공무원 이미지와도 연관된다는 얘기다. 이성웅 시장의 과감한 결단을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