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자연 환경, ‘스포츠+농촌 체험’ 차별화 전략
천혜의 자연 환경, ‘스포츠+농촌 체험’ 차별화 전략
  • 이성훈
  • 승인 2010.11.29 09:54
  • 호수 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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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 블레드…“농촌 민박 엄격한 관리로 관광객 신뢰”

슬로베니아는 서쪽으로 이탈리아, 북쪽으로 오스트리아, 북동쪽으로 헝가리, 남쪽ㆍ남동쪽으로 크로아티아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슬로베니아는 지난 1919년∼92년 유고슬라비아를 구성하는 공화국이었으나 1991년 유고슬라비아로부터 독립을 선포한 신생 국가이다.

슬로베니아 블레드시는 호수마을이다. 블레드는 인구가 약 8천 명 정도의 작은 도시이다. 하지만 이 도시에는 연간 22만여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블레드에는 2200개의 호텔 침대와 1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캠핑 시설을 갖췄다. 이밖에도 개인 민박에서 15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인구 8천의 작은 도시 블레드는 어떤 방식으로 이렇게 큰 규모의 관광시설을 갖추고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까?


천혜의 자연환경 ‘보존과 활용’의 묘수
 

블레드 도심에는 둘레가 7km나 되는 블레드 호수가 있으며 호수 가운데는 블레드성을 비롯해 성당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유럽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인 ‘눈 덮인 산, 맑은 하늘, 파란 호수, 성’ 등을 모두 갖춘 있는 천혜의 관광지다. 블레드는 이런 자연을 철저히 보호하며 관광 자원을 개발, 환경도 지키고 지역 경제력도 활성화 시키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블레드시의 호수에서는 환경보호를 위해 동력선 사용이 철저히 금지된다. 따라서 호수 내에 있는 섬으로 이동하려면 무동력 배인 ‘플래트나’를 이용해야 한다. 플래트나는 환경보전의 효과와 함께 블레드만이 가질 수 있는 관광자원의 하나로 각광받고 있다.

블레드시는 환경 천국 못지않게 각종 스포츠 대회가 열리고 있다. 우선 호수에서는 국제 조정경기를 비롯해 수영대회가 열리고 있으며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미니골프, 사이클링, 패러글라이딩, 등산 등 다양한 스포츠 활동으로 관광객들을 이끌고 있다.

에바 프도가(Mrs. Eva Podlogar) 국립 슬로베니아 관광위원회 의장은 “지역을 알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에 국제 스포츠 대회 만한 것이 없다”면서 “블레드시는 스포츠ㆍ박람회 등을 유치해 글로벌 문화 도시로 발돋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빅 스포츠 이벤트 등을 보고 블레드 주변 농장을 방문, 그린 투어리즘을 추진하고 있는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바 의장은 “자연환경이 준 자산에 마케팅을 도입하지만 환경보전정책은 엄격히 지킨다”며 “결국 자연환경을 제대로 보전하는 것이 블레드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관광농장-숙박·음식·체험 삼박자

슬로베니아 블레드의 관광산업 정책의 전략 중 하나가 ‘민박’이라는 틈새시장 활용이다. 블레드 도시의 민박집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뉘는데 관광객에게 단순히 숙소와 아침 식사를 제공하기만 하는 작은 규모의 주택을 일반적으로 ‘민박’이라 부른다. 또 하나는 이보다 규모가 크고 농장을 운영하면서 숙박업을 하는 곳이며 이를 ‘관광농장’이라 부른다.


즉 관광농장은 호텔과 민박 사이의 중간 개념의 숙소로 이해하면 된다. 블레드의 관광농장은 50년 이상 운영돼 오고 있으며 최근 방문객들이 늘어나며 인기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관광농장은 집 주인이 직접 농장을 경영하며 숙박업소, 체험시설 등을 운영하고 있다. 방문객들은 농장에서 재배한 유기농산물로 식사를 하고, 농장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다. 블레드는 관광농장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데 위원회는 관광객들에게 지역 숙박현황, 예약 등의 관광농장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엄격한 기준으로 관광농장의 가축상태, 음식상태, 청결함 등을 관리하고 있다. 관광농장은 언제든지 관광위원회에서 각종 자료 및 팸플릿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블레드시는 매년 하반기에 모든 개인 숙박 시설, 즉 각종 개인 소유의 작은 호텔과 민박, 관광 농장을 포함한 인덱스를 발간하기도 한다.

이밖에 인터넷을 통한 홍보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관광위원회가 영하는 웹페이지(www.bled.si)는 현재 슬로베니아어ㆍ영어ㆍ독일어ㆍ이태리어ㆍ스페인어로 블레드에 관한 모든 정보가 다 열람가능하고, 이 페이지를 통해 호텔은 물론 작은 민박까지도 온라인으로 예약을 할 수 있다.

관광농장 위원회가 정보제공 

공동기획취재단이 하루 묵었던 다마자마 조 눌시(Damjama Joze Nulcj)씨의 관광농원은  16세기 전부터 조상대대로 이 마을에서 농장을 운영하며 산 토박이다. 이곳이 관광농원을 시작하면서 고민했던 것이 숙박객들에게 먹을거리, 잠자리, 볼거리를 어떻게 제공하느냐는 것이었다.

이들은 고민 끝에 호텔과 같은 고급 전략보다 농촌 현실에 맞는 차별화를 선택했다. 우선 집을 확충해 방 개수를 늘렸다. 숙박 시설도 현대식이 아닌 농촌 전통에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분위기를 냈으며 자재 역시 지역에서 생산된 질 좋은 것을 주로 사용했다. 조 눌시 씨는 “4월부터 10월까지가 관광시즌으로 성수기”라며 “매년 2천~3천명의 관광객이 찾아와서 묵고 있다”고 말했다.

방문객은 대부분이 외국인이며 한국, 일본, 이스라엘 등 아시아권에서도 찾아온다고 한다. 눌시 씨의 집을 찾은 관광객의 90% 이상이 자체적으로 꾸며놓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해 예약을 하고 찾아온다. 조 씨는 “음식은 모두 농장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만든다”며 “현재 농장 90ha를 운영하고 있고, 소도 60마리를 키운다”고 설명했다. 그는 “관광농장을 운영하면서 생활은 전보다 더 나아졌고, 농가를 발전적으로 꾸미는 일에도 집중할 수 있었다”며 “관광농장은 농촌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