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골 난 망 (刻骨難忘)
각 골 난 망 (刻骨難忘)
  • 광양신문
  • 승인 2006.09.13 09:39
  • 호수 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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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종렬 - 마하나임 커뮤니티 교회
오스와일드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릴적에 아버지는 알콜 중독자였는데 어머니는 이 아버지를 증오하다 결국 이혼하게 된다.

그 후 어머니는 다시 재혼을 했는데 새로 만난 아버지는 어머니를 이용해 먹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어머니는 결국 또 다시 이혼했다. 이런 환경 때문에 오스와일드는 결국 성격장애를 가지게 되었고 매우 공격적인 사람이 되었다.

이런 그의 마음의 상처는 씻을 수 없는 증오감으로 불타 올랐다. 그래서 그는 고등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고 퇴학되었고, 그 후 해병대에 지원했지만 그곳에서도 부적응과 불화 때문에 결국 불명예 제대를 하게 된다.

그 후에 어렵게 결혼해서 잘 살려고 했지만 어릴적 부터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 배인 쓴뿌리로 말미암아, 그토록 증오했던 아버지가 했던 일을 반복해서, 아내를 학대하고 이용하고 있는 자! 신을 발견했다.

1963년 11월 2일 회사에 출근한 그는 옥상에 올라가서 아무나 총으로 쏴 죽인다고 총을 휘둘렀 댔다. 결국 그가 쏜 총에 맞아서 그곳을 지나가던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죽고 말았다. 대통령을 암살한 오스와일드의 배후는 아무도 없었다. 이것은 마음의 쓴뿌리를 가진 자가 죽인 역사의 헤프닝이었다. 역사를 바꿀 위대한 사람을 죽이게 된 것이다.

아돌프 히틀러도 상처를 소유한 불우한 사람이었다. 그는 이웃에 대한 적개심이 컸고 어머니를 폭행한 아버지 밑에서 살았다. 이웃에 대한 적개심은 이웃나라에 대한 적개심으로 커갔고 폭행당하는 어머니가 바람을 피우고 만난 사람이 하필 유태인이었는데 그로 인해 그는 전쟁을 통해서 유태인을 6백만명이나 살해하게 된다.

한사람 히틀러의 쓴뿌리는 인류를 전쟁으로 몰아가게 했고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가게 한 것이다.

가장 배고플 때 먹는 음식이 가장 맛있다고 한다. 그리고 가장 어려울 때 도와준 일이 가장 고맙고, 무엇이든 극한 상황에서 얻는 도움들은 쉬이 잊혀 지지 않기 마련이다. 역으로 가장 힘들 때 당하는 상처나 아픔은 더 잊혀 지지 않고 쓴뿌리들이 된다.

이번에 서귀포와 군산 등에서 발생한 부실도시락 파문을 보면서 우리는 어쩌면 그 어린 아이들에게 오스와일드나 히틀러가 당한 상처를 입히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러한 사람으로 만드는 일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예로부터 먹는 것을 가지고 하는 몹쓸 짓은 사람이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하지 않는가? 어릴적에 받은 상처는 세월이 지나도 잘 없어지지 않고 사회생활이나 공동체의 생활에서 그 부작용 수많은 대인관계에 부정적으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것은 결국 공동체를 병들게 하는 일이며 우리의 자자손손이 그러한 상처의 여파를 통해 피해를 보게 하는 일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쓰나미 지진 해일로 인해 피해를 당한 동남아시아에 많은 온정의 손길이 펼쳐지는 것을 보고서 그 일에 몇 푼 안 되는 성금으로나마 동참하기도 하며, 한편으로 이런 작은 도움의 손길이 모여서 엄청난 상처를 당한 사람들을 치유할 것을 생각하니 너무도 뿌듯한 마음이 든다.

자연재해로 인해서 사람이 받는 충격과 상처는 상상을 초월한다. 거기다 이번에 피해를 당한 사람들은 대부분 빈민층의 어린아이들이 많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 어린아이들이 거부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상처를 얼마나 크게 받았겠는가?

그런데 알지도 못하는 곳에서 전해지는 도움의 손길을 받은 그들의 마음에는 무엇이 새겨질까? 똑같은 도시락을 받은 아이들이지만 동남아시아의 아이들과 우리나라의 아이들은 서로 다른 것을 새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각골난망'(刻骨難忘)이라는 말은 "다른 사람에게 입은 은덕(恩德)에 대한 고마움이 마음속 깊숙이 사무치어 결코 잊을 수 없다"는 뜻이다.

이왕에 도움을 줄려면 어린아이들에게 상처가 아닌 은혜와 사랑을 새기게 하자. 상처를 받은 사람은 그 상처를 또 다른 사람에게 발산하게 된다. 하지만 사랑을 받은 사람은 또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지금 타인과 우리 후손들에게 무엇을 새기고 있는가? 우리 가족공동체, 지역공동체, 민족공동체, 지구촌 공동체가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이 무엇이겠는가?
 

입력 : 2005년 01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