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입장이 프로스포츠를 살리는 길이다
유료 입장이 프로스포츠를 살리는 길이다
  • 이성훈
  • 승인 2011.03.28 09:51
  • 호수 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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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포항과의 홈 개막전이 열리던 날. 드래곤즈 전용 구장에는 2만여 명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입장했던 팬들은 미리 연간 회원권을 구입해 경기장에 입장한 사람들도 있고 매표소에서 줄을 서 경기장에 들어가는 팬들도 있었다. 이에 슬그머니 본부석에 들어가 자리를 요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날 우윤근 국회의원, 이성웅 시장, 송재천 의원은 직접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해 경기장에 입장했다. 정치인들이 표를 직접 구입해 입장한 것은 시사하는 점이 많다. 어른들이 모범을 보임으로써 공짜표 관행을 없애고 시민들과 함께 동참하자는 취지다.

그동안 홈경기가 있을 때면 알게 모르게 공짜표를 요구한 사람들이 많다. 이른바 ‘내가 누군데…’족들이다. 이들은 홈경기가 열리면 당연히 초대권을 요구하고 공짜표 구하는 방법은 없는지, 구단과의 인맥을 들이대며 대접을 강요하는 사람들이다. 

공짜표도 모자라 본부석에 자리를 요구하며 VIP 접대를 요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일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경기장에서 구단 관계자들을 윽박지르거나 강력히 항의하며 구단을 난처하게 만든다.  ‘내가 누군데…’ 이렇게 접대를 소홀히 하느냐는 것이다.

이런 행위들은 프로스포츠 질적 저하는 물론, 돈 내고 경기장을 찾는 팬들을 허탈하게 만든다. 누구는 돈을 내고 경기장에 입장해 땡볕에서 선수들을 응원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공짜표에, 그것도 모자라 본부석 좋은 자리에서 여유롭게 경기를 보고 있다면 얼마나 기운이 빠지겠는가.

전남을 진정 사랑하는 팬들은 연간 회원권을 구입하거나 당일 입장권을 사들고 경기장에서 마음껏 응원하며 즐긴다. 이들에게는 전남에서 유일한 프로구단인 전남 드래곤즈를 사랑하는 자부심이 짙게 깔려있다. 떳떳이 돈을 내고 입장했기에 당연히 경기장에서도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공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런 마음이 들리 없다. 그냥 개막전이나 중요한 대회에 가끔 경기장에 들러 대접받기를 원한다. 평상시 전남 성적이 어떻게 되는 지도 모르고 선수들이 누군지, 구단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진정으로 전남을 사랑할리도 만무하다.

현재 우리나라 주요 프로스포츠 종목은 야구, 축구, 배구, 농구 등이다. 올해로 30년째인 프로야구는 초대권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또한 지정좌석제가 자리를 잡아 본부석, 테이블이 있는 좌석 등은 해당 입장권이 없으면 절대 출입할 수 없다. 설령 VIP좌석이 비었더라도 그 곳에는 절대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

축구 관중 문화도 이런 추세로 가고 있다. 전남도 이제는 강력하게 초대권에 대해 명확히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현재 전남이 초대권을 배포하는 기관은 스폰서 기업, 시의원 등 정치인, 기관장, 체육회 임원, 축구계 원로 등이다. 전남은 초청 인사를 스폰서 기업 임원진  등으로 한정하고 기관장 등 모든 인사에 대해 유료 입장으로 전환해야 한다. 본부석에 관한 예우는 지켜주되 입장은 유료로 해야 한다는 의미다. 구단이 이러기에 앞서 사회 지도층들이 스스로 먼저 나서줘야 한다.  

프로스포츠의 매출은 입장권 수익, 광고수익, 유니폼 등 콘텐츠 판매 등을 통해 이뤄진다. 물론 모기업의 지원이 절대적이지만 모기업의 스폰서로만 팀을 운영할 수 없다. 구단이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더욱더 자신 있게 운영 할 수 있다. 구단 자립의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 유료 관중 확대임은 당연한 것이다.

유료 관중 입장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이뤄지지 않으면 절대 불가능하다. 올 시즌에는 표를 직접 사서 경기장에 입장하는 운동부터 시작하자. 팬들 모두 전남 드래곤즈는 내가 키우는 구단임을 생각하고 입장권을 사서 떳떳하게 경기장에 들러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