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고 자란 수동마을이 최고야”
“태어나고 자란 수동마을이 최고야”
  • 홍도경
  • 승인 2011.08.22 09:34
  • 호수 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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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년 수동마을 통장(골약 14통)


수동마을은 성황동(법정동)에 속하며, 행정구역상 골약동 제 14통 지역이다. 수동마을은 ‘크고 높다’의 뜻을 가진 우리 옛말 ‘숟’으로 ‘큰 마을’ 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어르신들은 숯골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수동마을에는 32가구 150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대부분 농사를 짓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1938년 하포에서 옮겨온 골약동사무소와 성황우체국, 동광양농협 골약지점, 골약중학교 등이 마을에 위치해 있다.

한상년(64세) 골약동 14통장은 마을의 터줏대감이자 주민들의 ‘만능 일꾼’으로 통한다. 수동마을에서 태어나 줄곧 마을을 지키며 살고 있는 한 통장 2007년부터 통장을 맡은 이후 올해로 5년째 마을의 크고 작은 민원을 자신의 일처럼 열성을 다하고 있다.

한 통장은 올 해 초에 돌아가신 우리지역 최고령 할머니(104세)를 통장을 맡은 후 아침, 저녁으로 찾아가 안부를 묻고 말벗이 돼 주었다. 한 통장은 “나이가 많으신 분이 혼자 사시니까 자주 찾아뵙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며 “좀 더 오래 사셨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아쉬워했다.

한 통장은 마을일 이외에도 골약동사무소가 수동마을에 있다는 이유로 골약동 전체의 일을 14통 일처럼 열심히 돕는다. 지난 7일 발생한 태풍 무이파의 영향으로 골약동에 피해가 발생해 공무원들이 현장지원을 나가야 했다.

하지만 담당 공무원들이 골약동으로 발령받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현장을 찾아가기 쉽지 않았다. 이러한 모습을 지켜보던 한 통장은 25년 우체국 집배원 경력을 바탕으로 공무원들에게 현장을 바로바로 안내했다. 또 한 통장은 골약동의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 사업 일환인 ‘구봉산 벚꽃나무 심기’에도 자기 일처럼 두달 넘는 기간을 매일같이 구봉산에 올라 나무를 심었다.

조복현 골약동장은 “구봉산에 벚꽃 나무를 심을 때 자기차량을 가지고 매일 같이 산을 오르시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됐다”며 “한상년 통장은 통장으로서 사명감이 깊고, 묵묵하게 일을 열심히 하시는 분이다”고 칭찬했다.

한상년 통장은 “어려서부터 자라온 마을이라 마을에 대한 애정이 남 다르다”며 “마을 발전보다는 지금처럼 마을주민들이 화목하게 가족처럼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