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되어 만드는 더 좋은 세상’
‘하나 되어 만드는 더 좋은 세상’
  • 박주식
  • 승인 2011.11.14 09:46
  • 호수 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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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ㆍ여수산단 공동발전협의회

글 싣는 순서

1. 포스코광양제철소의 지역협력사업
2. 지역사례 탐방 ① GS칼텍스의 지역협력사업
                         ①-1 여수시·여수산단 공동발전협의회 운영사례
3. 지역사례 탐방 ② SK그룹의 지역협력사업
4. 해외사례 탐방 ① 일본 야하다 제철소의 지역협력사업
5. 지역과 기업의 올바른 관계형성 방안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사회참여란 기업이 전통적으로 수행해온 본질적인 경제활동을 넘어서 기업과 시민사회의 관계 속에서 수행하는 활동으로서 사회에 대한 기업윤리 혹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되어 있다. 기업의 사회참여활동은 특정한 사회적 상황에 대한 기업의 단기적 반응의 차원이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론이 부각되면서 보다 적극적인 의무로서 사회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의 사회참여활동은 기업이나 기업과 관계있는 당사자들의 문제가 아니라 한 사회안에서 기업의 사회적의 의무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기업의 자유로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의 변화에 따라 회피할 수 없는 필연적인 의무로 인식되고 있는 시점에서 광양신문은 국내 대기업의 사회참여활동을 비교함으로써 지역기업인 광양제철소와 광양시민사회의 올바른 관계형성을 도모코자 한다. 이번호는 그 세 번째로 여수지역과 여수산단이 상호이해와 협력을 위해 발족한 여수시ㆍ여수산단 공동발전협의회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지역사회와 기업 갈등 벗어나
협력체계 강화 통한 상생모색

공발협은 지역과 기업의 상생발전을 위한 모범사례로 산단지역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 9일 대산공단주변지역 주민들이 공발협을 찾아 우수사례를 배우고 있다.

여수시에는 어느 산업도시에도 없는 특별한 협의체가 있다. 바로 여수시ㆍ여수산단공동발전협의회(이하 공발협)다.‘공발협’은 여수 지역과 산단이 상호 이해와 협력을 통해 더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민ㆍ관ㆍ산ㆍ학의 협의체다.

1970년대에 조성된 여수국가산단은 국가경제와 지역산업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으나 중화학산업단지의 특성상 환경오염과 안전사고 등 위협요소가 상존해 왔다.
이 같은 환경오염과 안전사고는 석유화학 산단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과 반 기업정서를 확산시켰고, 이는 다시 여수국가산단 입주기업에 대한 사회적 책임 이행요구와 사회적 갈등으로 심화됐다.

이에 따라 지난 1999년 여수지역발전협의회 주관으로 열린 여수지역 발전을 위한 시민대토론회에서 제안된 ‘여수지역사회와 여천산단의 공존번영의 길’을 구체화하기 위해 협의회 발족이 추진됐다.
지역사회와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지나친 갈등보다는 민ㆍ산ㆍ관ㆍ학간 협력체계 강화를 통한 상생이 절실함을 공유한데 따른 것이다.

마침내 2000년 2월 여수지역 11개 시민사회단체와 11개 여수산단 업체, 11개의 공공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공발협’을 창립하게 됐다.
‘공발협’ 창립 목적은 여수지역사회와 여수국가산업단지 입주업체의 상호협력과 공동발전을 위해 협력하고 노력하는 것이다.

‘공발협’은 이 같은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여수 시민사회단체, 여수산단 업체, 공공기관이 지역사회의 경제, 환경, 문화, 복지분야의 발전과 여수산단의 생산적 기업활동 및 근로자 복지를 위한 방안, 기타 상호 관심사항을 협의하는 각종 사업을 전개해오고 있다.

여수산단 기업이 함께하는 원도심 마을가꾸기 모습

지역사회와 지역산단의 협력과 상생을 위한 노력의 상징인 ‘공발협’은 산업단지 정책에 관한 거버넌스체계를 구축하고 기업 사회공헌사업의 효율적 실행을 위한 조정기능과 지역과 산단 간의 문제에 대한 일상적 협상, 갈등중재 기구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 △여수시 시세 지키기 △안전하고 건강한 산단만들기 △국가산단관련 제도개선 △지역사회와 산단의 상생문화 조성 및 협력 △노사 산업평화 정착 분위기 조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 같은 공발협의 노력은 지역사회와 산단이 환경안전, 지역경제기여,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유리된 개체로 존재하던 것을 상설적인 협의체계를 통해 이슈에 천착하지 않는 폭넓고, 일상적인 논의체계를 마련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와 함께 산단 문제에 대한 단편적 시각을 해소하고 산단이 직접 참여하는 체계를 통한 상호 이해증진을 도모할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이슈에 대한 산단 입주업체의 참여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을 확대하고 있다.

공발협이 여수산단 기업과 함께한 골목벽화 조성.

뿐만 아니라 여수산단 입주기업의 지역사회와 관련된 각종 지표를 체계화하고 일상적인 정보공유를 통한 상호신뢰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다양한 논의체계를 통해 결과물을 도출하고서도 실제 현장적용 사례가 그리 많지 않고, 지역과 산단의 공동발전과 이해확장을 위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의제 도출 못하고 있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이에 ‘공발협’은 공동발전을 위한 의제를 설정하고 실행을 제안하는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공발협 사명의 재정립을 통한 확고한 역할모델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또 지역사회와 산단 이슈에 대한 협상ㆍ조정 창구의 역할에 충실하고, 정파적 중립성, 구조적 안정성 확보를 위한 업무 투명성을 제고한다.

‘공발협’ 관계자는 “공발협은 어느 일방이 아닌 지역사회와 기업모두의 이해와 이익의 증대를 추구함으로써 더 나은 사회, 더 좋은 기업환경을 위해 일하고 있다”며 “민ㆍ산ㆍ관ㆍ학이 서로 지혜를 모으고 협력함으로써 지역사회와 산단의 바람직한 협력모델을 창출하고, 모두가 하나 되어 미래지향적인 지역공동체 형성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공발협은 지역사회와 산단의 지난했던 갈등에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역사를 열어가는 최초의 시도로 타 지역의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며 “여수지역사회와 여수산단이 하나 되어 만드는 더 좋은 세상을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박효준 공발협 사무국장

“서로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이 최우선”

“어쨌든 기업이 있기에 여러 고민도 하고 때론 싸움도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박효준 공발협 사무국장은 “파트너로서 기업도 지역을 이해해야겠지만, 지역역시 기업의 상황을 인정하고 나서야 협상도 하고 좋은 일도 만들 수 있다”며 “그것이 싸움을 덜 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박 국장은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 내는 데는 무엇보다 명분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싸워서 억지로 돈을 쓰게 하는 것보단, 1억을 내고 2억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설득함으로써 회사가 아까워하지 않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지역과 기업이 서로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조직인 ‘공발협’은 여수산단과 여수시, 시민사회의 중재기구이자 협의의 중심체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박 국장은 “지역과 기업 문제를 다루기 위한 공식기구는 있으나 실제 그 안에서 처리가 안 되는 부분 있고, 그런 것들을 풀어내고자 ‘공발협’이 존재한다”며 “실제 녹지지역을 변경해 여수산단 증설문제를 해결하고, 도로 안에 위치한 파이프라인을 도시계획 변경을 통해 기업의 부담을 해소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공발협은 기업의 입장에서 기업의 힘만으론 못 푸는 문제를 해결하는 창구역할로, 지역주민 입장에선 산단에 대한 불신과 미흡한 사회기여를 해결하기위해 적절한 중재자의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