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좁은 주차장 탓 말고 질서부터 지키고 비판하자
비좁은 주차장 탓 말고 질서부터 지키고 비판하자
  • 이성훈
  • 승인 2012.03.26 09:23
  • 호수 4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화축제 현장에서
제15회 국제매화문화축제가 다압면 매화마을을 중심으로 25일까지 광양시 전역에서 열렸다. 올해는 ‘국제’라는 이름에 맞게 자매결연한 도시에서 손님도 오고 외국인 공연도 열리면서 다양화를 시도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국제행사를 치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이다.  

매화축제가 열리면 가장 큰 민원이 쏟아지는 것은 주차 문제다. 주말이면 진월 입구에서부터 길이 막히기 시작해 본 행사장에는 꼼짝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꽉 막히는 것이 매화 축제장의 현실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차 지도를 하는 공무원들은 해마다 매화축제가 열리는 기간에는 온갖 고초를 겪는다.

축제 당일인 17일 주차 안내를 했던 공무원은 “주차안내 근무는 매년 하지만 관광객을 모두 만족시켜드리는 주차안내는 정말 어렵다”며 “제발 욕은 자제해 주면 좋겠다”고 하소연 했다.

봄비가 내리던 지난 22일 축제 현장에서 만난 공무원들도 “XX, 당신들이 뭔데 차를 빼라 말라 하느냐?” 등 온갖 욕을 듣는 바람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라고 했다. 보안 요원들 역시 주차 시비로 인해 주먹다짐까지 하고 싶을 정도로 화가 많이 난다고 한다. 심지어 시장실까지 전화를 하며 항의하기도 한다.      

매화축제장에는 섬진강 둔치에 대형 주차장이 있다. 이곳에 주차하고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되지만 관광객들은 좀 더 편하게 축제를 관람하기 위해서 주행사장 주변 도로 곳곳에 주차하는 것이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관광버스도 문제다. 관광버스를 주행사장까지 끌고와 통제선 넘어서 주차를 하는 바람에 심각한 교통체증과 무질서를 불러일으킨다. 상황이 이런대도 관광객들은 “주차장이 왜 이렇게 좁냐?” “단속을 도대체 어떻게 하느냐?” “다른 차는 하는데 왜 내차는 안되냐?”며 공무원들을 향해 원성을 쏟아내고 있다.

공무원들이 직접 단속 권한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관광객들이 무조건 밀어붙일 경우 막을 방법이 없다. 주행사장에는 출입할 수 있는 출입증이 따로 있지만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어느 축제장이나 주차장이 가장 큰 문제다. 특히 매화축제 주행사장 주변은 공간이 좁아 넓은 주차장을 만들 공간도 없을 뿐더러 섬진강 주변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넓은 주차장을 지을 수 있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섬진강 둔치에 임시 주차장을 마련하고 셔틀버스로 운행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질서를 지키는 것 외에 답은 없다. 

이제 25일 일요일을 끝으로 9일간의 축제 일정이 모두 끝났다. 이달 말 쯤이면 매화가 완전히 피어 더욱더 많은 관광객들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한발만 더 양보하면 아름다운 매화를 보며 봄을 만끽할 수 있다.

내가 한걸음 더 편하면 다른 사람은 열 걸음 불편한 법이다. 축제장 주차 공간이 좁다고 비난하지 말고 우선 나부터 질서를 지키고 난 후 비판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