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커스 예산은 ‘고무줄’ 며칠 사이에 2억원 늘어
서커스 예산은 ‘고무줄’ 며칠 사이에 2억원 늘어
  • 지정운
  • 승인 2012.04.16 09:51
  • 호수 4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커스 예산이 하루 사이에 2억 원이 늘었다. 시의 서커스 예산은 그야 말로 고무줄이다. 보고할 때마다 말이 바뀐다. 지난해 6월 동춘서커스와 업무 협약을 통해 시가 밝힌 총행사비는 52억 원이었다. 시는 이후 동춘과의 협약이 불발되며 행사비 95억 원의 행사를 계획한다.

하지만 이때의 변경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어 10월에는 조직위에서 95억 원의 예산을 80억 원으로 줄였다. 물론 이 예산은 12월 정리 추경을 통해 시비 15억 원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후 12월 28일 서커스 기간이 엑스포 기간에 맞춰 20여일 늘어난다. 기간은 늘었지만 예산은 늘지 않았다는 점이 앞의 시비 예산을 타내기 위한 ‘꼼수’였음을 알게 한다. 기간이 늘며 추가로 필요한 예산은 올해 3월 28일 116억 원으로 늘어났다. 물론 조직위가 승인한 금액이다. 시는 행사 대행사의 부담이 늘어난다며 의회에 부지 조성비 추가액 10억 원을 요구하는 ‘뜨거운 감자’를 던졌다.

지난 2일 집행부의 추경 요구안이 드러나자 의회는 시를 향해 불만의 목소리를 최대한 높였다. 박 의장은 “의회 존재이유를 무시했다”는 말을 했다. 정현완 의원은 당시 우스갯소리로 “4월 말쯤에는 10억 원을 올려달라고 가져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서기 부의장은 “시가 보고자료를 가져 올때 마다 말이 바뀐다”고 질타했다.

하지만 시의 의회 무시와 더불어 말바꾸기는 계속됐고, 정 의원의 예언도 액수만 다르지만 그대로 적중했다. 시가 추경안을 올리면서 하루사이에 슬그머니 2억 원을 더한 것이다. 광양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가 지난 12일 서커스 부지 조성 현장을 방문하기 위해 만든 자료에는 공사비 증가액이 당초 5억 원에서 10억 4500만 원이 늘어난 15억 4500만 원으로 정리돼 있다.

이런 금액이 하루가 지난 13일에는 12억 4500만 원으로 슬그머니 늘어났다. 의회는 지난 13일 보도 자료를 통해 집행부에서 서커스 지원예산으로 집행부가 요구한 금액이 12억 4500만 원이라고 확인했다. 의회는 이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 겉으로는 그렇다. 정현완 의원은 “도대체 이럴 수 가 있느냐”며 “증액된 2억 원의 자세한 내역을 가져오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슬그머니 끼워져 올려진 예산 내역은 대략 다음과 같다.

△기간제 근로자 인건비 약 2000만 원 △셔틀버스 임차비용 9200만 원 △홍보물 제작비 3000만 원 △근무 직원 급양비 6900만 원 △TF팀 급양비 420만 원 등이다. 결국 당초 120억 원을 예상하던 서커스 예산 규모와 점점 가까워 지는 모양세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서커스를 두고, 시 관계자들의 말은 “이왕 시작한 거 잘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말이다.

시는 도와달라는 말 대신에 말 바꾸기를 중단하고 처음에 약속한 예산 내에서 내실있게 서커스를 치러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제발 서커스축제가 공무원들의 진짜 ‘서커스’가 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