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향 청암의 봄은…
내고향 청암의 봄은…
  • 광양신문
  • 승인 2006.09.14 14:27
  • 호수 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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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내 고향 진상 청암마을을 떠나 서울에 온지도 어언 30여 년이 지났다. 그렇지만 고향 광양은 늘 아득한 그리움으로 저쪽 먼곳에서 자리잡고 있다.

현재는 경기도 과천에서 살고 있지만 진상초·중·고를 졸업하고 서울로 왔으니 그동안 유년의 기억들이 까마득한 세월 저쪽의 일로만 여겨질 뿐이다.

아양스럽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고향인 진상 청암은 늘 그립다. 해묵은 당산나무와 넓게 펼쳐진 송강들의 대마(삼)의 껍질을 벗겨 햐얀 대가 드러나면 제립대가 된 것을 수확한 것이나, 자우녕 군락지에서 친구들과 뒹굴고 놀았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그런데 고향을 그리워 하는 만큼이나 자주 가보지를 못하니 청암의 소스러운 바람소리가 그리울 뿐이다. 내 의식 속에 간직되어 있는 고향의 모습은 한 마디로 동화의 나라다. 눈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자는데.

하지만 고향이라는 '영혼의 모태' 로 빨려 들어가는 편안한 마음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이제 고향은 자치시대가 시작돼 뿌리를 내리는 중이다. 예전의 임명직 군수는 임기가 끝나 떠나면 어떤 책임도 따르지 않고 그것으로 그만이었다고라고 극단적인 표현을 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민선시장은 그야말로 민의의 참뜻이 어디에 있는가를 잘 알아야 한다. 지역민의 이익에 우선하는 일에 관심을 두고 시정에 적극 반영해야 할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고향사랑' 에 모든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고향사랑을 게을리하는 시장은 그 땅에 살면서 대대로 욕을 먹어야 하는 고통을 감내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고향 사랑이 어디 몇몇 사람만의 몫이던가. 지역민·출향인 모두가 한마음으로 일궈가야 하는 것이 '고향사랑' 이다. 다만 그 선봉장에 민선 자치단체장들이 마땅히 서야 할 일이다.

고향 사랑의 정의는 이렇다. 어떤 대상을 소중하게 여겨 정성과 힘을 다하는 마음을 사랑이라고 한다. 정원사가 나무에 가위질 하는 것이나, 부모가 자식에게 회초리를 드는 것은 사랑이다. 나무나 자식의 입장에서 보면 고통일지라도 그것은 분명 사랑이다. 그러나 내 고향의 발전(다시 말해서 사랑)이라는 미명하에 아름다운 산하 속에 무턱대고 다이너마이트를 파묻는 것은 분명 사랑은 아니다.
 

입력 : 2005년 04월 0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