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관광 활성화, 실천 가능한 것부터 천천히 추진하자
<기자수첩> 관광 활성화, 실천 가능한 것부터 천천히 추진하자
  • 이성훈
  • 승인 2013.10.14 10:10
  • 호수 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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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가 이제 일주일이면 폐막한다. 6개월이라는 대장정 동안 정원 박람회는 당초 목표인 400만명 이상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순천정원박람회는 당초 개최기간 6개월간 유료 342만명, 무료 58만 등 400만명이 입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정원박람회 폐막이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유료 관람객은 370만명을 넘겨 목표치를 초과했다. 올해 유난히 지독했던 폭염을 감안하면 400만 명 방문은 선전을 넘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이웃 순천에 40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며 잔치를 벌이고 있을 동안 광양을 되돌아보면 안타까움을 너머 처량하기까지 하다. 시의 목표와는 달리 정원박람회 관광객들을 거의 흡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는 정원박람회를 방문하는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관광객 30만명 유치, 100억원 경제효과’를 목표로 거창하게 추진했지만 폐막 시점에서 보면 이 계획은 실패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관광객들에게 가장 민감한 식당과 숙박업소들은 박람회가 열렸는지 느끼지 못할 정도로 박람회 특수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고 하니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시민들이 스스로 느끼고 있지만 광양은 관광 인프라가 참 부족하다. 시 전체로 보면 백운산, 섬진강, 광양항, 4대 계곡 등 천혜의 자연과 산업여건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관광객들이 갈 곳이 마땅치 않다. 여행사에서 어디 한 곳을 상품으로 내놓고 싶어도 선뜻 내어놓기 애매한 곳이 바로 광양이다.

이는 현실로도 나타난다.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매화 축제 기간은 이웃 동네인 하동이 덩달아 춤추는 현상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하동에 숙박시설이 있고 상권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광양~일본 카페리는 운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취항 1년 만에 운항을 중단하고 말았다. 실패한 원인은 물동량도 부족했을 뿐더러 배를 타는 관광객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올해까지 카페리 재개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할 계획이지만 현실적으로 재개는 불투명하다. 카페리 취항으로 시가 줄기차게 외쳤던 관광 활성화와 물동량 유치, 지역경제 활성화는 이제 먼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지난 6월에는 대형 크루즈선이 광양항에 처음으로 기항했지만 정작 관광객들과 승무원들이 둘러본 곳은 부산과 순천, 여수, 보성 등이었다. 광양에서는 고작 간단한 특산물 판매와 시내 돌아보기가 끝이었다. 지역경제에 거의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후 크루즈선이 2, 3차 기항하면서 옥룡사지, 운암사, 백운산 자연휴양림 등을 둘러보고 점심은 불고기 타운을 이용하고 있지만 정착화 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하면 광양은 매력있는 관광지는 물론, 숙박ㆍ대형 음식점 등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시도 이런 현실적인 환경 때문에 관광 정책 비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관광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까. 시도 고민이지만 언론도, 시민들도 선뜻 해법을 내놓기가 쉽지 않다. 선진지 견학을 해도 안되고, 다각도로 계획을 세우고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면 우선 광양시의 관광 현실을 냉정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 

시의 현실을 정확히 판단한 후 거창한 계획보다는 당장 실천 가능한 것부터 천천히 추진하는 것도 고민해야 한다. 뜬구름 잡는 계획보다는 광양시가 정말 할 수 있는 것부터 천천히, 냉정히 추진해 하나둘씩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숫자 부풀리고 실천하지도 못할 목표를 세우기보다 광양시 현실에 적절한 관광객은 일 년에 몇 명인지, 천편일률적인 축제에서 벗어나 광양만의 차별화를 위해 어떤 연구를 해야 하는지가 더 절실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