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오해와 빛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오해와 빛
  • 광양뉴스
  • 승인 2013.12.08 23:55
  • 호수 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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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음 백운고 2학년 1반
최근 성폭행 전력을 숨기고 사정관제로 지원한 학생이 성대에 합격한 사실이 알려져 다시 사정관제 존폐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MB의 대표 교육 브랜드로 2008년도에 출범한 입학 사정관 제도는 시행 목적으로 입시 위주의 경쟁 교육 탈피와 창의적 인재 육성, 발굴을 내세웠으나 시행되는 내내 사교육의 팽배와 생기부 위조, 과장 등 여러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전국 100개고 3학년 학생 6413명, 고3 학부모 3190명, 교사 1388명 등 총 1만99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입시제도 조사에서 학생의 24.4%, 학부모의 28.3%, 교사의 34.6%가 폐지되어야 할 전형 1순위로 사정관제를 꼽았을 정도로 이 제도의 폐지에 힘이 실리고 있는 이유는 사정관제의 단점이 너무 부각된 탓에 장점이 묻혀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그 장점과 현재 사정관제의 오류에 대해 알아보자.

입학사정관제의 가장 월등한 장점은 기존의 수치 비교가 아닌 개인의 역량과 능력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수치 자료와 학생부만으로 첫 인상을 평가받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지원자의 개성과 능력을 파악할 수 없었다.

반대로 사정관제는 1차 과정에서 학생부로 일정 수준 이상의 수학능력을 체크함은 물론이고, 자기소개서의 비중을 크게 해 좀 더 다양한 방면으로 상대를 파악한다.

최근 사정관제 합격수기에서 알 수 있듯 사정관제에서는 화려한 스펙보다 소소하고 성실한 일상 속의 이야기를 원하기 때문에 ‘스펙이 중요하다’라는 무조건적인 부담은 버려야한다.

또한 사정관제는 학생들이 교과영역뿐만이 아니라, 비교과와 봉사, 자율활동 등 좀 더 폭넓은 분야에 대해 주도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 입시와 직결되는 교과영역에만 몰두하느라 다른 영역에는 소홀했던 학생들이 관심 분야에 대한 심화 탐구를 자기 주도적으로 해나가면서 진로에 대한 경험과 이해를 쌓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본래의 취지가 잘 실현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학생들이 특정 자격증, 봉사활동, 비교과활동에 몰두하면서 이러한 활동마저 `정형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새로운 사교육 시장의 활성화와 또 다른 줄서기식 경쟁을 만들고 있다.

사교육과 경쟁에 익숙해진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서구식 교육법이 갑자기 도입되는 바람에 당황한 학생들은 진로에 대한 탐색보다 뒤쳐지지 않기 위한 ‘정해진 스펙’을 얻는 것을 더 중요시하는 잘못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즉, 진로에 대한 목적의식 없이 단지 입시를 위해 수학해왔던 학생들의 문제점이 사회 현상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창의성과 경쟁 교육 탈피라는 사정관제의 궁극적 목표는 문제 해결을 위해 지향해야 할 중요한 가치임을 잊지 말아야한다.

비록 급진적인 도입과 시행으로 인해 미숙함이 많았고 시행단계에서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생했었지만, 위와 같은 본질을 따져 봤을 때 입학사정관전형은 겉만 번지르르한 학생이 아닌 내실이 충실한 학생을 뽑기 위한 최고의 수단이 될 수 있다.

단지 기존에 자리매김하고 있던 교육 방식 그리고 전형과 너무 다른 방식이었기 때문에 받아들여지는 과정에 어려움이 발생했던 점을 고려해 충분한 여유를 두고 우리나라의 교육 실태에 맞게 이를 보완. 수정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많은 학생들이 사정관제를 통해 진로에 대한 새 희망을 품고 자신의 잠재력을 이끌어 내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는 학생들의 행복과 다양한 인재 발굴을 위해 사교육 열풍이 불고 있는 교육 시장의 모습을 바꾸기 위한 노력과 더불어 진로탐색에 대해 다방면으로 열린 기회를 제공하는 데 앞장서야 하고, 더 이상 사정관제를 이용한 비리나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감시, 처벌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