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회ㆍ총학, 도와 달라 호소하기 전 해야 할일
교수회ㆍ총학, 도와 달라 호소하기 전 해야 할일
  • 이성훈
  • 승인 2013.12.23 09:51
  • 호수 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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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보건대학교 교수회와 총학생회가 지난 18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학 정상화 토론회에서 앞으로 광양시민과 함께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지역발전연구소, 중소기업연구센터, 평생교육원 운영을 통해 지역발전에 큰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시민이 참여하고 시민과 하나되는 보건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이다. 이를 뒤집으면 보건대는 그동안 시민과 융화되지 못했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보건대와 한려대는 광양에 있는 유일한 대학이지만 시민들은 이 대학이 광양에 있다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시민들이 접근하기에는 너무 동떨어진 곳에 있고 대학과의 교류도 그렇게 많지 않았다.

최근에서야 대학 설립자인 이홍하의 사학 비리가 전국을 강타하자 비로소 보건대의 현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다. 교수회와 총학도 이제 시민들에게 학교가 정상화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학교 정상화를 위해 행정과 시민사회단체, 시민이 관심을 갖고 도와주는 것이 옳다.

하지만 학교가 어렵다고 해서 무조건 시민들에게 도와달라고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보건대가 앞으로 시민과 함께 하겠다는 약속은 당장 실천하기에는 불가능한 것들이다.

그렇다면 교수회 총학은 광양시에 도와달라고 호소하기에 앞서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가. 자신들이 광양시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실천해야 한다고 본다. 최선의 방법이 주소지 이전과 광양에서 경제활동 하기다.

광양시는 15만 인구 달성을 위해 그동안 모진 고생을 했다. 공무원들은 덕례리 뿐만 아니라 광양시 일대 원룸을 일일이 찾아다니고 학교, 기업에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했다. 보건대 학생수는 2500명, 교수는 80여명이다.

이들 중 광양에 살면서 주소지를 옮기지 않은 인원이 얼마나 될까. 총학은 방학기간에 주소 옮기기 운동 계획을 세워 새 학기가 시작되면 곧바로 실천에 옮길 것을 권유한다.

또 하나는 광양에서 경제활동 하기다. 학생들은 물론 덕례리 일대에서 먹고 자고 하는 경우도 많겠지만 광양읍보다는 순천에서 생활하고 소비 활동하는 학생이 많다.

학생 2500명중 하루에 500명 정도만 읍에서 경제활동을 해도 지역경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이렇게 지역에서 소비하고 주소지를 갖는 노력을 보여야 총학도 시민들에게 호소하기에 설득력이 있고 시민들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무조건 바라기만 하면 안 된다. 교수회와 총학은 도와달라고 호소하기에 앞서 현 위치에서 자신들이 최선으로 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고민부터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