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 학생 인권의 사각지대
특성화고 학생 인권의 사각지대
  • 광양뉴스
  • 승인 2013.12.3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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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실 백운고 1학년 4반
중학교 3학년때 같은 반 친구였던 00이는 졸업할 때 성적이 교내 상위 30% 이내였다. 이 정도 성적이면 충분히 일반계 고등학교를 진학할 수 있었지만 실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그가 실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한 이유는 취업이 잘된다는 이유에서이다. 그 때 당시에는 그 친구가 현명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원하는 직장에서 근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학교에서 시사읽기자료로 제시하는 신문의 내용은 그 친구와 내가 생각했던 사실과는 많이 달랐다. 실업계 고등학교의 취업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취업 후 직장생활에서 그들은 보통의 직장인들과는 다른 대우를 받는다.

그에 대한 사례로 마이스터고에 재학중인 형준 군은 6개월 동안 자동차정비소에 현장실습을 나갔다는데 새로운 기술들을 습득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있었다. 하지만 그가 현장에서 했던 일은 커피심부름과 청소 그리고 기초적인 정비 일이었다.

6개월 동안 새로운 정비기술을 배우지 못한 것도 억울한데 임금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였다. 그가 받은 임금은 야간근무를 더하면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였다. 현장실습을 다녀온 뒤 형준 군은 꿈을 포기하고 군입대를 하기로 결정했다. 형준 군이 무려3년 동안이나 정비에 관한 기술들을 배우며 키워왔던 꿈을 한순간에 무너뜨린건 마이스터고 학생에 대한 차별대우와 부조리한 임금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형준 군은 양호한 편이다. 2011년 12월 어떤 학생은 기아자동차공장에 실습을 나갔다가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정부는 현장실습 학생들의 근무시간을 제한한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대책이 발표된 지 약 1년 후인 2012년 12월에 울산의 건설 현장에서 초과ㆍ휴일 근무를 하던 특성화고 3학년 학생이 선박 전복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를 통해 정부가 실질적으로 마이스터고 학생들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많은 마이스터고 학생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부가 학생을 보호하지 못하면 기업들은 계속해서 학생들의 노동력을 착취할 것이다. 제일 기가 막혔던 것은 학교 측의 대응이었다. 마이스터고 학교는 학생들이 현장실습에서 피해를 당한다 할지라도 기업에서 그 학교 학생들을 취업시켜주지 않아 자신들 학교의 취업률이 낮아질까봐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모르는 척 한다. 마이스터고는 겉으로는 높은 취업률로 많은 학생들을 입학시키지만 실제로 입학한 후 현장실습에서 학생의 인권과 피해는 관심 가져주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 계속 유지된다면 학생피해자들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정부에서는 이 문제에 대하여 더 많은 관심을 가져하며 기업들과 학교를 처벌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학생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은 국가의 미래이다. 강인한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교육과 인권에 많은 관심과 투자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부디 나의 친구가 또 다른 피해자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