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쇠와 파프리카의 ‘역습’
고로쇠와 파프리카의 ‘역습’
  • 이성훈
  • 승인 2014.03.24 09:26
  • 호수 5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성웅 시장이 임기를 불과 3개월밖에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안팎으로 시련을 겪고 있다. 젊은 직원들이 잇따라 사고와 질병으로 안타깝게 사망하는가 하면 2월에는 가짜 백운산 고로쇠 파동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광양 고로쇠는 지리적 표시제 등록으로 다른 지역 고로쇠와 차별화하며 효능면에도 인정받았다. 그러나 이번 파문은 고로쇠 농가뿐만 아니라 광양시 이미지에도 치명타를 입히고 말았다. 고로쇠는 이성웅 시장이 임기동안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을 꾀해 전국적으로 고로쇠 명성을 드높였다.

지난 5일 제34회 백운산고로쇠 약수제에서는 백운산 고로쇠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수액 채취 기자재 청결상태 유지 △정제시설 확충 등을 통해 고로쇠 수액 채취ㆍ유통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 위생상의 문제점을 사전에 차단해 소비자가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최고 품질의 고로쇠 약수를 생산하는데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약수농가와 산장, 민박업자들도 공동운명체라는 인식을 갖고 자율적인 감시·협조체계를 구축해 백운산 고로쇠의 명성을 유지하면서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해 나가겠다고 결의했다. 이번 고로쇠 파동이 내년도 고로쇠에 어떤 영향을 줄지 두고 볼 일이지만 우리 지역에서는 한동안 가짜 고로쇠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로쇠 파동이 잠잠해질 무렵 이번엔 파프리카가 농가를 휩쓸고 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지난 17일 전남 광양시 파프리카 재배단지 조성 과정서 농민들과 짜고 37억원 상당의 국가보조금 등을 가로챈 시공업자 A(44)씨를 특경법상 사기 및 보조금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광양시는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파프리카 재배단지 조성을 위한 보조 사업을 시행하면서 보조사업자로 선정된 농민에게 6억~7억원 상당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대신 3억~4억원 상당의 자부담금의 선 지출을 요구한 바 있다.

이 과정서 A씨는 농민 자부담금 중 상당 부분을 공사대금에서 깎아주거나 보조금을 수령한 후 받기로 이면 약정했으며 실제 사채업자를 동원해 농민에게 돈을 준 뒤 다시 시공업체 계좌 등으로 이체 받는 수법으로 입금자료를 꾸민 것으로 드러났다.

FTA에 대비하고 농업경쟁력 강화 및 보조금 대상 사업의 발전을 위해 지원된 국비가 공교롭게도 사업자의 사업이익을 위해 공사비를 감소시킨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또 농민들의 자부담을 줄인 결과는 국가 및 지자체의 막대한 부담과 예산낭비로 이어지는 바람에 이 시장으로서는 다시 한 번 곤욕스러운 상황을 맞이하고 말았다.

파프리카는 광양시의 대표적인 효자 농작물로 국내 판매는 물론, 수출까지 하며 농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파프리카 보조금 파동이 일어나면서 이 시장의 한숨은 더욱더 깊어지고 있다. 고로쇠와 파프리카에 애정을 쏟았던 이 시장은 역으로 두 농산물로 인해 이래저래 곤욕을 당하고 있다. 

이성웅 시장은 이제 그동안 추진한 사업들을 하나 둘 정리하면서 차기 시장이 원만한 행정을 할 수 있도록 마무리할 시점이다. 하지만 임기 3개월을 남겨두고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 속을 앓고 있다. 임기말 줄기차게 노력했던 문화재단 설립도 가물가물해진다. 지스트 광양연구소 유치도 자칫 차기 시장이 처리해야 할 숙제로 남게 됐다. 

유난히 애정을 보냈던 고로쇠와 파프리카의 역습, 이성웅 시장은 남은 임기 동안 하나둘씩 닥쳐오는 시련들을 앞으로 어떻게 헤쳐 나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